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측이 4일(현지시간) 우편 투표의 개표와 함께 곳곳에서 역전승 소식이 전해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개표 중단 요구 시위에 나섰다.

AP통신에 따르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애리조나주 피닉스 등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 100여명이 개표소에 모여 "도둑질을 멈추라(Stop the Steal)"고 구호를 외치며 개표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시간주는 98%의 개표를 마친 이날 오후 10시30분(미 동부시간) 현재 바이든 후보가 50.4%의 득표율로 초반 앞서가던 트럼프 대통령(48%)의 득표율을 꺾고 승기를 꽂은 곳이다.

86% 개표를 마친 애리조나주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50.7%의 득표율로 트럼프 대통령(47.9%)에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특히 매리코파 카운티 개표소의 주차장을 꽉 채운 피닉스의 시위대는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개표 현황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들의 시위에 불을 붙인 건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격전지의 개표가 한창이던 지난 4일 자정께 백악관에서 사실상 승리 선언을 하며 "우편 투표는 사기다" "개표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트위터에 극우 브레이트바트의 기사를 인용하며 "디트로이트의 부재자 투표 개표 현장은 혼돈 상황"이라며 "창문을 가리고 선거원의 접근을 막았다"고 썼다.

애리조나주의 폴 고사(공화) 하원의원도 시위대의 앞에 직접 나서 "우리는 이 선거를 도둑맞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외쳤다.

바이든 후보 지지자들의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밤 뉴욕시에서는 젊은층에서 노년층까지 아우른 평화적인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맨해튼 5번가에서 그리니치빌리지의 워싱턴스퀘어파크까지 행진했다.

시위를 조직한 단체의 한 구성원은 "우리는 이번 선거의 모든 표를 세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표가 다 집계되기 전에 선거에 대해 클레임을 걸었다. 우리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트럼프가 투표를 무효화할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집계를 중단하지 말고 완전히 표를 세라는 시위는 미시간주 랜싱, 캘리포니아 오클랜드 등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