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트럼프 외교-최대 경제파트너 중국'…현실 놓고 고심

브라질의 5세대 이동통신(5G) 구축 사업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거센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친 트럼프'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5G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할 수 있으나 최대 무역·투자 파트너인 중국의 보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브라질 정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화웨이의 순 바오쳉 브라질 법인장은 19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와 인터뷰를 통해 브라질 정부가 5G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면 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압박' 브라질 5G 사업 어디로…보우소나루 선택 주목
그는 현재 브라질에서 사용되는 통신 장비의 상당 부분이 화웨이 제품이라면서 "화웨이가 없으면 브라질의 5G 기술은 최소한 4년 늦어질 것이며, 소비자들에게 전가되는 5G 서비스 비용도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장은 항상 공정하고 차별 없이 열려 있어야 한다"면서 "브라질 정부가 올바른 선택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브라질 정부는 5G 국제입찰을 내년 초에 시행할 예정이며, 화웨이 참여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브라질의 5G 사업자 선정을 위한 국제입찰에는 스웨덴의 에릭손과 핀란드의 노키아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내년 말부터 2022년 초 사이에 시험단계를 거쳐 2022년 중 본격적인 5G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미-중 압박' 브라질 5G 사업 어디로…보우소나루 선택 주목
그러나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중국 공산당과 연계돼 있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면 기밀이나 개인정보가 탈취당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키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은 지난 8월 중순 브라질 언론 인터뷰를 통해 브라질 정부의 5G 사업자 선정을 위한 국제입찰이 화웨이 없이 이뤄지기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크라크 차관은 "브라질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중남미 최대국이자 미국의 친구인 브라질이 미국 정부의 '클린 네트워크'를 위해 협력하기를 비란다"고 말했다.

클린 네트워크란 5G 통신망과 모바일 앱, 해저 케이블, 클라우드 컴퓨터 등에서 화웨이와 ZTE 등 미국이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한 중국 기업 제품을 배제하려는 정책으로,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동참을 요청해 왔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뜻에 복종하도록 공개 협박하는 것은 노골적인 패권 행위"라며 미국의 화웨이 봉쇄 시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