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합참의장 "다국적 파트너십 중요"…美 '쿼드동참' 압박?
한·미 군 당국은 14일 제45차 한·미 군사위원회(MCM) 회의를 갖고 연합방위태세 강화 및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원인철 합참의장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이 화상 회의 방식으로 한반도 안보상황을 포함한 양국 군사현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1978년 시작된 MCM 회의는 매년 서울과 워싱턴DC를 오가며 열렸지만 올해는 미 현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밀리 의장이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화상 회의 방식으로 열렸다.

이 회의에서 밀리 의장은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을 포함한 한반도 방위 공약을 확고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재확인했다고 합참은 전했다. 밀리 의장이 언급한 '확장억제'는 미국이 자국 본토나 동맹국이 핵 공격 위협을 받을 때 전략폭격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사일방어체제 등의 전력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원 의장은 "코로나 19 상황에도 한·미 동맹이 상시 전투태세 유지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선 지난 10일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ICBM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대한 대응전략과 전작권 전환 일정에 대한 협의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쿼드 플러스 동참을 요구하는 미국의 직간접적인 압박이 있었는 지도 관심이다. 쿼드 플러스는 미국의 대중(對中) 전략 중 하나로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4자 간 안보 협력체인 쿼드에 한국 뉴질랜드 베트남을 추가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중국 영향력을 견제하겠다는 구상이다.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 기조를 유지하는 우리 정부는 쿼드 플러스 참여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날 쿼드 플러스 관련 논의 여부에 대해 합참은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합참은 "양국 합참의장은 지역 안보와 평화에 기여하기 위한 다국적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