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영화관 체인인 시네월드그룹이 영국과 미국 전역에서 임시 휴관을 검토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영화관을 찾는 발길이 뚝 끊긴 탓이다.

영국에 본사를 둔 시네월드그룹은 중국 완다시네마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영화관 체인이다. 세계 10개국에서 787여개의 영화관을 운영중이다. 미국에 있는 영화관만 546개(약 69.4%)에 달한다. 한 소식통은 시네월드그룹이 이번 주에 영국과 미국뿐 아니라 아일랜드 영화관까지 모두 일시 폐쇄에 나설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씨네월드그룹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3월 임시 휴관에 돌입했다. 영화관 자체를 열지 못하면서 올해 상반기 순손실이 16억달러에 달했다. 지난 8월 세계적인 관심이 쏠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테넷' 개봉 시점에 맞춰 다시 영화관 문을 열었지만 예상보다 실적은 저조했다.

영화 산업 전반의 수익 구조가 악화하자 제작사들은 신작 영화의 개봉을 잇따라 미루고 있다. 테넷 흥행에 실패한 워너브러더스는 '원더우먼 1984' 개봉 일정을 이달 2일에서 오는 12월25일로, 제임스 본드 시리즈인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오는 11월에서 내년 4월로 연기했다.

미국 영화협회는 영화관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제임스 카메론, 가이 리치, 마틴 스콜세지 등 할리우드 유명 감독들은 지난주 의회에 보낸 공동 서한을 보내 "영화 업계의 어려움이 지속되면 영화관 운영사의 69%가 파산신청이나 영구 폐쇄하고, 일자리의 66%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1주일 단위로 집계되는 미국 박스오피스 매출은 지난 1일 기준 1100만달러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지난 1월 최고치(2억4600만달러)의 5%를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 2일 시네월드는 런던증권거래소(LSE)에서 전날보다 2.52% 내린 39.47파운드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최고점을 찍은 지난 1월7일(221.40파운드)보다는 82.17% 하락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