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재단 장학생 모두가 반딧불이가 돼 저와 함께해줄 거라고 믿습니다. 그러면 언젠가 2015년에 본, 숲을 가득 메운 반딧불이처럼 다른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며 세상을 더 따뜻한 곳으로 가꿔나갈 수 있겠죠.”랭커스터로 돌아온 ‘빛의 천사’ 전인지(30·KB금융그룹)는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자신이 세운 ‘전인지 랭커스터CC 장학재단’으로 이루고 싶은 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장학재단의 시작은 전인지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첫 승을 거둔 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CC에서 US여자오픈이 열렸을 때 스무 살 전인지는 3라운드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던 중 반딧불이 수천 마리가 밤하늘을 수놓은 모습에 차를 멈췄다. 전인지는 “크리스마스 장식처럼 어두운 숲을 밝혀주는 반딧불이를 보는 순간 ‘누군가에게 반딧불이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이켰다.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인연 맺어반딧불이의 기운을 받은 전인지는 다음날 최종 라운드에서 4타 차를 뒤집는 기적 같은 역전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우승 당시 랭커스터CC 직원과 자원봉사자로 도움을 준 주민들의 따뜻한 환대와 축하에 감동받아 그 자리에서 자선기금 1만달러를 기부했다. 이듬해에도 랭커스터를 찾아 기부금을 전한 전인지는 2017년 랭커스터CC의 제안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장학재단을 설립했다.전인지 랭커스터CC 장학재단은 매년 랭커스터CC 직원과 가족, 캐디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전인지는 “지금은 랭커스터CC 회원이 재단 이사진을 맡아 재능을 기부한다”며 “지속 가능한
한승수(38·미국)(사진)가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KB금융 리브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에서 우승을 차지했다.한승수는 26일 경기도 이천의 블랙스톤 골프클럽(파72·727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3개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해 2위 김연섭(37)을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중학교 때 미국으로 건너간 한승수는 아마추어 강자로 주목받았다. 2001년 US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최연소 기록(14세8개월)으로 본선에 진출했고,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가 주관하는 5개 대회를 휩쓸며 ‘올해의 선수’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2009년 프로로 전향한 뒤에는 캐나다, 중국, 아시안 투어에서 활동했다. 2015년 퀄리파잉스쿨 1위로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 진출해 2017년 카시오 월드 오픈을 제패한 그는 KPGA투어에선 2020년 LG 시그니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지난해 한국오픈에 이어 통산 3승에 성공했다.이날 2타 차 선두로 경기를 시작한 한승수는 전반 이븐파로 타수를 지키며 3타 차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후반 들어 흔들리기 시작했다. 10번홀(파4)에서 티샷 실수 여파로 보기를 적어냈고, 11번홀(파4)에선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린 뒤 한 타를 잃으며 이태희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이후 김민규까지 선두 그룹에 합류해 혼전 양상이 됐다.한때 선두에서 밀려난 한승수는 14번홀(파4) 탭인버디로 공동 선두로 올라섰고 15번홀(파5)에서 2m 버디퍼트를 잡아내 단독 선두를 되찾았다. 이어 16번홀(파3)에서도 7m 버디 퍼트를 잡아내 추격자들을 따돌리며 승기를 잡았다.조수영 기자
26일 경기 여주의 페럼클럽(파72) 17번홀(파4). 거센 바람에 폭우까지 쏟아지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배소현(31)이 러프에서 친 두 번째 샷이 정확히 그린에 안착했다. 핀과의 거리는 10.7m. 그린 곳곳에 물이 고여 있었음에도 퍼팅은 과감했고, 퍼터를 떠난 공이 빠르게 굴러 홀 속으로 사라지자 배소현은 그제야 환한 웃음을 보였다.배소현은 이날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E1 채리티오픈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4개를 맞바꿔 이븐파 72타를 쳤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를 적어낸 배소현은 2위 박도영(28·6언더파)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데뷔 후 154번째 대회에서 따낸 생애 첫 우승이다. 배소현은 “1부투어 우승은 이번이 처음인데 기분이 정말 좋다”며 “스스로에게도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주위에서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KLPGA투어 8년 차 배소현은 대기만성형 골퍼다. 남들보다 늦은 중학교 3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그는 또래들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고교 진학을 포기할 정도로 골프에만 집중했다. 그러나 이미 벌어진 격차를 좁히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2011년 프로에 입문한 그는 오랜 2부투어 생활 끝에 2017년이 돼서야 1부인 KLPGA투어에 데뷔했다.오랫동안 꿈꿔왔던 KLPGA투어 무대에서도 부침은 계속됐다. 2019년에는 시드를 잃고 다시 2부투어로 내려가야 했고, 그해 캐디백을 메고 투어를 함께한 아버지를 여의는 슬픔까지 겪었다. 그러나 배소현은 포기하지 않았다. ‘꾸준한 성적’이라는 목표 하나로 노력을 거듭한 그는 다시 KLPGA투어로 돌아온 2020년부터는 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