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수 사랑의 식당 원장(80, 왼쪽)과 조영도 총무이사(46, 오른쪽)/사진제공=LG복지재단
박종수 사랑의 식당 원장(80, 왼쪽)과 조영도 총무이사(46, 오른쪽)/사진제공=LG복지재단
LG복지재단이 55년 간 무료진료와 급식봉사를 펼쳐오고 있는 박종수 사랑의식당 원장(80)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한다고 16일 밝혔다.

광주광역시에서 치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박 원장은 치과대학 졸업반이었던 1965년부터 팔순이 된 올해까지 의료 봉사를 장장 55년간 지속해왔다.

박 원장은 3만명이 넘는 사람들을 무료로 진료해왔다는 후문이다. 박 원장은 매주 일요일 부인과 함께 의료취약지역과 도서지역을 방문해 의료 봉사를 했고, 본인 병원으로도 데려와 진료를 하기도 했다.

박 원장은 의료봉사 활동을 하면서도 1991년 무료급식소 '사랑의 식당' 설립을 후원했다. 박 원장은 설립자인 허상회 원장이 별세한 후 2018년부터 사랑의 식당 운영 복지법인 대표를 맡아오고 있다.

사랑의 식당에는 하루 평균 600여명의 형편이 어려운 이웃이 찾아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원장은 사랑의 식당을 독거노인, 노숙자 등 소외계층을 위한 건강증진센터가 있는 시설로 확대하는 계획이다. 박 원장은 "저에게 있어 봉사는 운명과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영도 사랑의 식당 이사도 박 원장과 함께 LG 의인상을 받는다. 조 이사는 관공서에서 구두 닦는 일을 하면서도 무료급식소를 처음 여는 일부터 시작해 총무이사로 30년간 식재료 구입, 위생관리, 배식 등 운영과 관리업무를 무보수로 도맡아 했다.

조 이사는 "가난했던 청소년 시절 받았던 도움에 조금이나 보답하고자 시작한 봉사활동이 어느덧 습관이 되고, 생활이 되었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변함없이 봉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장과 조 이사를 비롯한 사랑의 식당 봉사자들은 본인의 치료비조차 힘들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연명 치료를 거부하고 '사랑의 식당을 영원히 지켜달라'고 했던 고 허 설립자 뜻을 이어가고 있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한 평생을 어려운 이웃들을 지나치지 않고 봉사를 해온 두 분의 공동체 의식과 이웃사랑 정신이 우리 사회에 확산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의인상을 수여키로 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LG 의인상은 2015년 고 구본무 당시 LG 회장의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이후 취임한 구광모 LG 대표는 한국 응급의료 발전을 위해 헌신하다가 순직한 고 윤한덕 센터장 등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될 수 있는 일과 봉사를 한 시민들까지 시상 범위를 확대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