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과 별관으로 나뉜 대구시 청사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민원인들이 헛걸음하는 상황이 4년째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는 2016년 경북도청이 안동으로 이전한 뒤 옛 경북도청 자리를 시청 별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별관 근무 조직과 인원은 매해 늘어 현재 7개국 2실 50개과 직원이 근무 중이다.

하지만 대구시의 각종 공문이나 공지사항에는 담당 업무를 맡은 실·과의 위치(본·별관) 구분이 제대로 안돼 이를 모르는 많은 민원인이 본관과 별관을 왔다갔다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한 예로 지난 4~5월 대구시의 긴급생계(생존)자금 지급과 이의신청 과정에서 본관을 찾은 많은 민원인이 다시 별관으로 이동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

더 큰 문제는 민원인들의 불편이 계속되는데도 대구시가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과 공무원이 만나는 접점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

긴급생계자금 이의신청을 위해 본관을 찾았던 민원인 A씨는 “헛걸음하는 민원인이 계속 발생하면 시가 청원경찰이나 안내원들로부터 이런 불편을 수렴해 개선하면 될 텐데 그런 문제의식이나 개선하려는 노력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대구시의 이 같은 문제점은 코로나19 확진자와 공무원이 불필요하게 접촉하는 부작용까지 낳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달 25일 시청 별관 일부를 폐쇄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시민이 민원 처리를 위해 별관 기후대기과를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확진자가 처음엔 본관을 잘못 방문한 탓에 다시 별관으로 이동하기 위해 셔틀버스를 이용한 사실이 역학조사 과정에서 밝혀졌다. 방역당국은 확진자와 접촉한 청원경찰과 셔틀버스 동승자를 찾아내는 데 큰 혼란을 겪어야 했다.

시민 B씨는 “대구시 웹사이트 조직도 부서 안내에 본관 및 별관 여부를 표기하고, 민원인 방문이 예상되는 사업이나 공문 안내문에도 부서 안내와 위치를 표기하는 등 대구시가 시민 처지에서 행정을 펼치려는 마인드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