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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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의료계 전공의 파업사태와 관련,"이 엄중한 국면에 의료계가 집단적인 진료 거부를 중단하지 않아 대단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다만 '엄정한 대응'을 강조했던 이전 발언과 달리 의료계와의 협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막판 타결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부는 코로나19가 위중한 상황에서 의료 공백만은 막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여러차례 양보안을 제시했고 합의가 이뤄져 해결이 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며 그간의 협상과정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코로나 사태 종식까지 공공의료확충 논의를 중단하겠다는 정부 중재안을 거부하고 정책의 전면적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 30일에는 파업 지속 여부를 놓고 재투표까지 거친 끝에 파업 연장을 결의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대전협 집행부가 사퇴했다.

"지금처럼 국민에게 의사가 필요한 때가 없다"고 강조한 문 대통령은 의료계가 제기하는 문제까지 협상테이블에 올려 놓고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상황이 안정된 후 정부가 약속한 협의체와 국회가 제안한 국회내 협의기구를 통해 의료서비스의 지역불균형해소와 필수 의료인력 강화, 공공의료 확충 뿐 아니라 의료계가 제기하는 문제들까지 의료계와 함께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상황이 위중한 만큼 일단 일선으로 복귀해 환자치료에 집중하면서 정부와 의료계가 대립하는 의제를 망라해 논의하자는 취지다.

문 대통령은 전공의들의 지속적 파업에 대해서는 "의사들이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는 데 그 이상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의사가 있어야할 곳은 환자곁"이라고 지적했다.

의료계의 대승적 결단을 재차 촉구한 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이 급박하기 때문에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법을 집행해야하는 정부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며 파업을 지속할 경우 행정명령 등의 법적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번주부터 1주일간 2.5단계로 격상되고 1일 환자발생건수가 200~300건으로 소폭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안정세로 가는 긍정적 신호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특히 광화문 집회 참가자와 일부 교회 교인들의 검진 거부행위를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 꼽았다. 문 대통령은 "그릇된 신념이나 가짜 뉴스, 또는 정부에 대한 반대 때문인지 모르지만 많은 국민들의 노력이 허사가 되고, 민생 경제의 어려움이 더 가중되는 등 국민들이 입는 피해가 너무나 크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원할 경우 익명 검사도 허용하고 있는 만큼 방역 당국의 신속한 검사에 협조하고 조금이라도 의심이 들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아 검진과 치료의 적기를 놓치지 않도록 해주길 간곡히 당부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