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법무부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 문답집 발간
"세입자 임대료 증액 합의 안 된다고 무조건 못 올리는 건 아냐"
'계약갱신청구권 안 쓴다'는 특약, 효력 없어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임대차 계약 갱신을 거절했지만 이후 갑자기 해외 주재원으로 파견되는 등 갱신 거절 시 예상치 못한 불가피한 사유가 생긴 경우 다른 세입자를 받을 수 있다.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 갱신을 거부하고선 실입주하기 전 인테리어 공사를 위해 일시적으로 집을 공실로 비워두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집주인이 실거주 의사 없이 허위로 갱신을 거절하고서 공실로 방치한 것으로 인정되면 전 세입자에게 손해배상을 해줘야 할 수 있다.

주택 임대차 계약 갱신을 할 때 집주인이 임대료를 5% 내에서 올리려면 세입자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세입자가 응하지 않는다고 해서 집주인이 임대료를 아예 올리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등에 분쟁 조정을 하거나 소송을 통해 합당한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집주인과 세입자가 사전에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는 특약을 맺었다고 해도 효력이 없다.

주임법은 세입자에게 부당한 계약은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Q&A] "실거주한다던 집주인, 갑작스런 해외파견 땐 임대해도 돼"
법인이 세입자인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주임법)의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다.

주임법의 보호 대상은 기본적으로 내국인이기 때문이다.

법무부와 국토교통부는 28일 개정된 주임법의 주요 내용에 대한 해설집을 발간해 배포했다.

해설집 주요 내용을 문답풀이 형식으로 정리했다.

◇ 집주인 실거주 사유로 갱신 거절한 뒤 해외 나가면 임대 가능
-- 집주인이 본인이나 직계 존비속의 직접 거주를 이유로 계약 갱신을 거절했지만 이후 제삼자에게 임대를 한 경우 어떻게 되나.

▲ 갱신요구가 거절되지 않았다면 계약이 갱신됐을 기간, 통상 2년이 지나기 전에 제삼자에게 임대한 경우 원칙적으로 집주인은 종전 세입자가 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다만, 예외적으로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손해배상 책임을 면할 수 있다.

-- 그 예외적인 사유는.
▲ 갱신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으로 제삼자에게 임대를 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사유를 의미한다.

실거주하던 직계존속이 갑자기 사망한 경우, 실거주 중 갑자기 해외 주재원으로 파견되는 경우 등이 될 수 있다.

--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 거절을 한 후 공실로 비워 둔 경우 주임법 위반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지울 수 있나.

▲ 집주인이 실거주를 사유로 갱신 거절을 한 후 주택을 공실로 비워둔 것이 실거주 의사가 없이 허위로 갱신을 거절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엔 가능하다.

하지만 집주인이 입주하기 전에 주택수선이나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경우나 거주하던 직계존속이 사망한 경우 등 불가피하게 일시적으로 공실로 둘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인정되면 손해배상 책임을 면할 수 있다.

[Q&A] "실거주한다던 집주인, 갑작스런 해외파견 땐 임대해도 돼"
-- 세입자는 집주인의 직접 거주 사유가 허위인 사실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

▲ 정부는 갱신을 거절당한 세입자가 해당 주택의 전입세대나 확정일자 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 임대료 증액 합의 안 되면 분쟁조정·소송으로
-- 계약 갱신 시 임대료 상한 5%의 의미는 집주인이 요구하면 무조건 5%를 올려주어야 한다는 뜻인가.

▲ 그렇지 않다.

5%는 임대료를 증액할 수 있는 상한일 뿐, 집주인과 세입자는 그 범위 내에서 얼마든지 협의를 통해 임대료를 정할 수 있다.

-- 임대인은 임차인의 동의가 없으면 계약 갱신 시 임대료 증액을 할 수 없는 것인가.

▲ 그렇지 않다.

계약 갱신 시 임대료 증액은 집주인과 세입자가 협의를 통해 기존 임대료의 5% 내에서 증액할 수 있다.

집주인은 주택에 대한 조세, 공과금, 그 밖의 부담 증감이나 경제 사정의 변동으로 인해 임대료를 증액해야 한다고 요구할 수 있다.

세입자가 끝까지 거부하면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해 요건이 충족된 것으로 인정되면 증액할 수 있게 된다.

법원에 차임증감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Q&A] "실거주한다던 집주인, 갑작스런 해외파견 땐 임대해도 돼"
-- 집주인과 세입자가 합의해서 5%를 초과하는 갱신계약을 체결할 수 있나.

▲ 세입자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는 경우 가능하다.

계약갱신요구권의 행사 여부는 세입자의 의사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세입자가 이를 행사하지 않고 집주인과 합의 하에 5%를 초과해 임대료를 인상하는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 경우 세입자는 차후에 계약갱신요구권을 한 차례 행사할 수 있다.

-- 그러면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시 집주인과 세입자가 합의로 5%를 초과하는 갱신 계약을 체결할 수 있나.

▲ 초과하는 부분은 효력이 인정될 수 없다.

주임법 제10조는 이 법에 위반된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고, 세입자가 5%의 증액 비율을 초과해 임대료를 지급한 경우 초과 지급된 금액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 개정된 주임법이 시행되기 전 이미 임대료를 5% 넘게 증액해 계약 연장 합의를 한 경우 세입자는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해 임대료를 5% 범위로 조정할 수 있나.

▲ 가능하다.

법 시행 전에 이미 계약 연장 합의가 있다 하더라도 세입자는 계약갱신요구권을 쓰면서 임대료를 5% 내로 조정할 수 있다.

아니면 일단 5%를 초과하는 금액으로 합의한 연장 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되, 그 계약 만료 시점에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해 5% 범위에서 임대료 증액 후 2년 동안 추가로 거주할 수 있다.

[Q&A] "실거주한다던 집주인, 갑작스런 해외파견 땐 임대해도 돼"
-- 지자체가 조례로 임대료 상한을 5%보다 낮출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존속 중인 계약에도 모두 소급적용 되나.

▲ 지자체가 조례로 임대료 상한을 따로 정하는 경우, 지금 존속 중인 계약이 만료돼 계약이 갱신될 때 지자체 조례 내용이 적용된다.

◇ 올해 12월 10일 계약 끝나면 11월 10일 0시 전에는 계약갱신권 써야
-- 올해 9월 30일에 만료되는 임대차 계약은 언제까지 계약갱신권을 행사할 수 있나.

▲ 1개월 전인 8월 30일 0시(8월 29일 24시) 전까지 임대인에게 계약갱신 의사가 도달해야 한다.

-- 올해 12월 10일 이후로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가능 기간이 변경된다는데.
▲ 올해 12월 10일 이후 최초로 체결되거나 갱신된 임대차 계약은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

올해 12월 10일에 계약이 만료되는 경우엔 현행과 같이 1개월 전인 11월 10일 0시(11월 9일 24시) 전까지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의 의사가 도달해야 한다.

-- 12월 10일에 새로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거나 묵시적으로 갱신돼 계약만료일이 2022년 12월 10일이 되는 경우는.
▲ 만료일 2개월 전인 2022년 10월 10일 0시(2022년 10월 9일 24시) 전까지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의 의사가 도달해야 한다.

[Q&A] "실거주한다던 집주인, 갑작스런 해외파견 땐 임대해도 돼"
-- 계약갱신요구권 행사에 별도의 방식이 있나.

▲ 행사방식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다.

구두,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의 방법이 모두 가능하다.

하지만 분쟁 예방을 위해서는 내용증명 우편 등 증거를 남길 수 있는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 묵시적 갱신도 갱신요구권 행사로 보나.

▲ 그렇지 않다.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된 경우에는 갱신요구권 행사로 보지 않는다.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는 해당 권리를 행사한다는 명확한 의사표시를 한 경우에 인정된다.

-- 집주인과 세입자가 사전에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약정을 한 경우 유효한가.

▲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는 사전 약정은 효력이 없다.

주임법은 임차인에게 인정되는 권리를 배제하는 약정은 인정하지 않는다.

-- 임대차 계약을 최초에 체결할 때 계약 기간을 1년으로 했는데 1년 이상 거주하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 상관없이 2년을 그냥 살면 된다.

주임법은 2년 미만으로 정한 임대차 기간은 그 기간을 2년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도 2년의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Q&A] "실거주한다던 집주인, 갑작스런 해외파견 땐 임대해도 돼"
◇ 법인이 세입자라면 주임법 보호받기 어려울 수도
-- 법인이 세입자라면 주임법이 적용되나.

▲ 법인이 세입자인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적용되지 않는다.

법인은 주민등록을 자신의 명의로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원 명의의 주민등록으로 대항력을 갖춰도 이를 법인의 주민등록으로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주택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지방공사, '중소기업기본법' 제2조에 따른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법인이 임차인인 경우에는 일정 요건 하에 대항력이 인정된다.

-- 법인이 집주인인 경우 직접 거주를 이유로 갱신 거절이 가능한가.

▲ 안 된다.

법인이 주임법에 따른 실거주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 민간임대주택특별법에 따르면 작년 10월 23일 이전에 등록한 임대사업자의 경우 등록 당시 존속 중인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고 나서 재계약할 때 사업자가 임대료를 정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개정된 주임법에 따라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게 되면 임대료 인상률 상한 5%가 적용되나.

▲ 그렇다.

임대료 인상률 상한 5%가 적용된다.

민간특임대주택특별법 상 세입자라고 하더라도 주임법상 계약갱신요구권이 배제되지 않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