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 기업들의 매출이 소폭이나마 증가했지만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활약에 따른 착시현상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 업종만 빼고 계산하더라도 매출 감소폭이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하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전망이다. 수출 주력 업종 기업들로 구성된 협회들은 하반기 회원사들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4.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전국경제인연합회는 23일 수출 주력 업종 기업들이 소속된 협회들을 대상으로 상반기 실적과 하반기 전망을 조사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반도체),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자동차), 한국석유화학협회(석유화학),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조선),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디스플레이),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전자·IT) 등이 조사에 참여했다. 주력 업종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요 수출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문제는 반도체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데 있다. 반도체 업종을 빼고 계산하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줄었다.주요 협회들은 하반기에도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줄어들고 수출액과 영업이익 감소폭도 각각 5.1%와 13.8%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6개 업종의 하반기 예상 수출액은 1138억달러로 작년 하반기 수출액 1195억달러보다 57억달러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주요 수출 기업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움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가 지금 수준으로 지속된다고 가정했을 때 실적 반등 시점을 예상해 달라는 질문에 협회 두 곳은 ‘내년 2분기 이후’, 또다른 협회 두 곳은 ‘코로나19가 통제되기 전까지는 실적회복이 불가능’이라고 답했다. ‘내년 4분기 이후’, ‘예측 자체가 불가능’ 등의 답변도 나왔다.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코로나19에 따른 기업들의 타격이 예상보다 크다”며 “시설 투자, R&D(연구·개발) 투자 등 기업의 생산성 향상 노력에 대한 세제 혜택과 보조금 지원을 늘리는 등 정부의 선제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3일 400명 가까이 육박한 상황에서 방역당국은 확진자가 더 많아질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따라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행 2단계에서 최고 수위인 3단계로 격상할 필요성에 대한 검토에도 착수하고 나섰다.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23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확진자가 400명에 육박한 것을 정점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면서 "당분간은 좀 더 확진자 숫자가 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정 본부장은 "전국적인 유행이 계속 확산하고 있다"며 "수도권뿐만이 아니라 전국의 17개 시도에서 모두 환자가 증가하고 있고, 전국적인 대유행 위기를 앞두고 있는 엄중하고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정 본부장은 거리두기 단계 상향 문제에 대해 "유행의 양상과 규모, 그리고 확대되는 속도를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3단계 적용에 대한 필요성을 매일매일 고민하고 있다"며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내에서 필요성과 시기, 방법 이런 것에 대해서 계속 논의를 하면서 검토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3단계에 해당하는 일일 확진자 수, 감염경로 불분명 비율 등의 지표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참고 기준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정 본부장은 "3단계 격상 요건에 대해서는 현재는 2주간 일일 평균 100∼200명, 1주에 2번 이상의 더블링(일일 확진환자 수가 2배로 증가하는 경우)되는 부분들에 대한 조건들을 참조지표로 사용하고 있다"며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고 전했다.정 본부장은 "이런 지표를 참고해서 위험도를 평가해 판단하기 때문에 기준을 충족하면 반드시 가야 하거나, 충족을 못 했다고 해서 가지 않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