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세에 정부, 특히 경제부처가 고민에 빠졌다. 코로나19 초기 방역 성공을 바탕으로 경제 활성화 정책을 펴고 이를 기반으로 하반기 경제를 반등시키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방역이 우선순위지만 그렇다고 경제활동을 급격히 중단시키는 것은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던 경기를 꺼뜨릴 수도 있어 난감해하고 있다.정부는 8월부터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정부는 3분기를 경기 반등을 이룰, 놓칠 수 없는 기회로 보고 가용한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했다. 8월 17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한 것도 내수 진작 목적이 컸다. 하지만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상황이 급변했다. 닷새 연속 신규 확진자가 세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내수 활성화 대책은 전면 중단됐다.앞서 정부는 코로나19로 침체된 내수를 되살린다며 각종 할인쿠폰을 내놨다. 대표적인 게 외식 쿠폰이다. 2만원 이상 여섯 차례 외식하면 1만원을 할인해주기로 했다. 지난 14일 오후 4시부터 실적 적립을 시작했지만 16일부터 서울·경기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이틀 만에 중단됐다.정부는 2차 대확산이 현실화하면 경제에 큰 충격이 닥칠 것으로 보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다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간다면 경제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의사 결정을 할 때 경제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을 전달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 스포츠 행사를 전면 중지시키는 등 강력한 조치를 담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중앙재난대책본부 긴급 회의를 갖고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했다. 오는 19일 0시부터 수도권 지역 교회에 대해 비대면 예배만 허용한다. 클럽, 노래연습장, 뷔페, PC방 등 12종의 고위험시설과 실내 국공립시설의 운영도 중단시키기로 했다. 정 총리는 "이번 조치는 국민 여러분의 생업과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부로서도 결정하는 데 쉽지 않았다"며 "지금 수도권 상황이 엄중하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했다.코로나19 재확산으로 ‘최악의 경제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11일 ‘2020 한국 경제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재확산 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2%로 역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OECD 회원국 중 성장률 1위로 전망되는 근거인 성장률 -0.8% 관측은 재확산이 없을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다.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등이 좀 더 강화되면 취업자 세 명 가운데 한 명이 실직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한국은행은 1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에 대한 고용취약성 측정 및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의 봉쇄조치가 강화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 비(非)필수·비재택 취업자가 단기적으로 실업 위기에 노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비필수·비재택 일자리는 전체의 35% 수준”이라며 “봉쇄조치가 강화되면 취업자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근무시간 단축 또는 일시 휴직으로 정상적 경제활동이 어렵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서울·경기에 이어 17일 부산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한 만큼 이 같은 고용 충격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한은은 코로나19로 고용 위기에 노출된 일자리로 음식서비스업, 매장판매업, 기계조작업 등을 꼽았다. 한은은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올해 3~6월 월평균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에 비해 35만 명씩 줄었다”며 “비필수·비재택 일자리가 주로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실직 위기는 저소득·저학력·청년·여성을 비롯한 취약계층에 집중될 것으로 봤다. 한은은 “취약계층이 비필수·비재택 근무 일자리에 종사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고 그만큼 고용위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높다”고 평가했다.보고서를 작성한 오삼일 한은 고용분석팀 과장은 “경제 봉쇄조치로 취약계층이 받는 고용 충격은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며 “코로나19로 발생한 고용 충격이 소득 분배를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방역당국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노출 시기를 ‘이달 7일부터’에서 ‘지난달 27일부터’로 대폭 앞당겼다. 최근 국내에서 확인되는 대규모 코로나19 감염은 지난달 말부터 진행되던 조용한 전파가 뒤늦게 확인된 결과라는 의미다.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달 27일부터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교인과 방문자는 증상에 상관없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달라”고 18일 발표했다. 이달 7~13일 방문한 사람에게 검사를 받아달라고 했던 것에서 검사 대상이 확대된 것이다. 이 교회 집단감염이 처음 확인된 것은 이달 12일이다. 지난달 말부터 이 교회를 통해 2주 넘게 조용한 전파가 이뤄지고 있었을 것으로 방역당국이 추정한다는 의미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24일 교회 집합제한 명령을 해제했다. 이때부터 교회를 통한 집단감염이 다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국내 지역감염 규모가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국내 코로나19 환자는 꾸준히 늘었다. 발표일을 기준으로 보면 이달 14일 신규 확진자가 103명으로 100명을 넘은 뒤 15일 166명, 16일 279명, 17일 197명, 18일 246명 추가돼 닷새간 1000명에 육박하는 99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사랑제일교회를 통한 집단감염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18일 낮 12시 기준 이 교회 관련 확진자는 457명이다. 하루 새 138명 늘었다. 서울 282명, 경기 119명, 인천 31명 등 수도권 확진자가 432명으로 대다수였지만 대구(2명), 충남(8명), 경북(4명), 대전(2명), 강원(5명), 전북(4명) 등 전국 각지에서 확진자가 속출했다. 2차 집단감염으로도 번졌다. 안디옥교회(15명), 롯데홈쇼핑·신한생명보험 콜센터(7명), 농협카드 콜센터(4명), K국민저축은행 콜센터(2명), 새마음요양병원(1명), 암사동 어르신 방문요양센터(1명) 등에서 2차 감염자가 나왔다.거주지가 확인된 교인 3436명이 전국 각지에 분포하고 있어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확진자 중 고령층이 많은 것도 우려를 키운다. 사랑제일교회 확진자 중 60대 이상 환자는 38.0%다. 신천지교회(14.3%)보다 높다. 경기도는 18일 오후부터 도내 모든 곳에서 음식을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했다.이지현/수원=윤상연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