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말에서 미리 내리지 마라…하반기엔 엔터株가 주목할 섹터"
“달리는 말에서 미리 내릴 필요는 없어요. 코스피지수가 조정받을 때마다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합니다.”

안정환 BNK자산운용 운용총괄 부사장(CIO·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조언했다. 안 부사장은 코스피지수가 하반기 2400~2500선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5일 장중 2300선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최저점을 기록한 올 3월 이후 4개월여 만에 60% 가까이 급반등한 것이다. 국내 증시는 이제 코로나 전 수준으로의 복원을 넘어 새로운 지수 레벨로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부사장은 현재 상승장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와 저금리로 인해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 맞물린 결과라고 봤다. 그는 “코스피지수는 일단 박스권을 돌파하는 분위기”라며 “유동성 랠리는 어디까지 갈지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를 돌아보면 유동성 장세가 펼쳐졌을 때는 상식을 깨는 수준으로 주가가 치솟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안 부사장은 국내 증시를 이끄는 코스피지수 주도주가 경기민감주가 아니라 탄탄한 성장주 위주로 배치돼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지수 1, 2위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종의 특성상 주가가 잘 안 빠지는 편”이라며 “여기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주와 네이버 카카오 등 비대면주, LG화학 삼성SDI 같은 전기차 배터리 업체가 지수 상단을 구성하고 있어 상승 탄력을 받으면 지수 레벨이 더 올라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지금은 주식 보유 비중을 서서히 늘려나갈 때라고 봤다. 그는 “이번에도 박스권으로 인식하면 다시 2200선으로 후퇴할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현재 같은 분위기라면 개인이든 기관, 외국인이든 주식 비중을 확 낮추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고평가 논란에도 주식 비중을 낮추는 건 적절치 않다는 조언이다. 안 부사장은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수요가 회복되고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일시 조정이 올 때마다 주식 비중을 늘리고, 코스피가 2300선을 넘어설 때 공격적으로 될 만한 주식을 사들이는 전략도 고려할 만하다”고 했다.

올 하반기 가장 주목하는 섹터로는 엔터테인먼트 관련주를 꼽았다. 우선 인기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가 연내 증시에 입성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빅히트의 기업가치를 4조~6조원가량으로 평가하고 있다. 안 부사장은 “JYP의 니쥬, YG엔터테인먼트의 트레져12, SM의 보이그룹 등 한동안 가뭄이었던 신규 아이돌 데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고, 중국의 한한령 완화 움직임도 조금씩 나오고 있어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부사장은 LG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신용분석팀, 앱솔루트투자자문(현 앱솔루트자산운용) 운용총괄 등을 거쳐 2018년 BNK자산운용에 합류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