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 1년 6개월간 갑질 97건 접수…28건 징계·행정처분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직장 내 갑질은 어떤 모습일까.

경기도 내 모 초등학교 교장 A 씨는 직원이 "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자, "윗사람이 왔는데 말이야 내가 지나가는 아줌마 정도 돼 보여요?"라고 질책했다.

자기 뜻과 다른 의견을 제시한 직원에게는 "한번 해보자는 것 같은데, 한 번 해보세요.

언제까지 그렇게 따지고 들 거야?"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교장 명령에 불복해?","실력도 없는 게"…학교내 갑질 민낯
A 교장은 "왜 교장의 명령에 불복하냐"거나 특정 교재를 주문하라고 지시하는 등 비인격적 언행과 부당한 업무지시를 해오다 직원의 갑질 신고로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최근 견책(경징계) 처분을 받았다.

교장 B씨는 일부 교사에게 출근 시간보다 일찍 나올 것을 강요했고, 자신과 맞지 않는다며 학교를 떠나라고 강요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시 업무에 불이익을 준다고 이야기하는 등 직원들을 비인격적으로 대우했다가 경고 처분받았다.

교장 C씨는 교사들에게 수차례 폭언이나 반말을 하면서 하대하는가 하면 선택사항인 연수에 강제로 참여하게 했다가 주의 처분을 받았다.

29일 경기도교육청이 작년부터 올 6월까지 신고된 갑질 민원 97건을 분석해보니 비인격적 대우나 모욕이 30건, 업무상 불이익이 11건이었다.

나머지는 법령위반 및 기타로 분류됐다.

"교장 명령에 불복해?","실력도 없는 게"…학교내 갑질 민낯
신고된 사례 중 28건은 행정지도(장학지도)나 행정처분(주의·경고), 징계 의결 요구 처분을 받았다.

53건은 가해자·피해자 간 화해나 합의가 돼 자체 종결되거나 갑질에 해당하지 않은 것으로 분류됐고, 16건은 조사 중이다.

도교육청은 관리자와 직원 간 갑질 뿐만 아니라 선후배 교사 간 갑질 신고도 다수 접수됐다고 밝혔다.

일례로 "수업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애들한테 다 들어요"라며 학생이나 교직원들 앞에서 후배 교사의 수업을 폄하하거나, "내가 그런 거 하지 말랬지. 실력도 없는 게"라는 등 모욕적 발언들이었다.

도교교육청 감사관 반부패청렴담당 구영준 장학관은 "갑질 근절을 위해 조직문화 개선 TF를 운영해 실태조사 및 분석을 강화하고 갑질 업무 처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 감사관은 이 밖에도 ▲ 고위공직자 특별 청렴교육 ▲ '경기교육 청렴사회 민관협의회' 구성 ▲ 학교주도형 종합감사 지속 ▲ 본청 직원 대상 청렴교육 실시 및 홍보 강화 등을 강화해 반부패·청렴 문화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