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사실 지자체 통보 늦어 감염소 지역간 이동 야기…100여마리 살처분
'한우 브루셀라' 확산방지 늑장대처 공무원 3명 기소의견 송치(종합)
한우 농가 브루셀라병에 대한 허술한 대처로 집단 감염을 막지 못한 혐의를 받는 방역 당국 공무원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전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북도 방역부서에서 일하는 공무원 3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 공무원은 2018년 4월 브루셀라병에 걸린 무주 지역 한 농가의 한우가 타지역으로 팔려 가는 것을 방지하지 못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방역 기관은 브루셀라병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온 경우 해당 지자체에 즉각 통보해야 하지만, 이들은 당시 이러한 조처를 제때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뒤늦게 감염 사실을 안 지자체가 해당 농가에 대해 이동제한 조처를 내렸으나 브루셀라병에 걸린 한우는 이미 경매를 통해 장수의 한 농가로 넘어간 뒤였다.

이 소는 한우로 유명한 장수 지역 농가에 브루셀라 집단 감염을 일으켰다.

최근 2년 동안 100마리 이상의 한우가 브루셀라 의심 증상으로 살처분된 것으로 파악됐다.

브루셀라병은 법정 제2종 가축전염병으로 동물뿐 아니라 사람도 감염될 수 있는 전염병이다.

브루셀라병에 걸린 소는 유산이나 사산, 불임 증상이 나타나고 사람은 발열, 근육통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장수에서 한우농장을 운영하는 한 농민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그때 감염 소가 들어오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감염 사실을 알면서도 왜 경매장 유통을 막지 못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방역 조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이러한 사태가 빚어진 것으로 보고 이들 공무원을 불러 최근까지 경위를 조사해 왔다.

이들 공무원은 브루셀라병 관련 규정에 따라 절차를 진행했다며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향후 세부적 부분을 놓고 다툼의 여지는 있으나 초기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했다"며 "관련자 진술과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기소 의견 송치로 사건을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