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충남, 광주·전남 지역에서 각 지역대학들이 연합하는 ‘공유대학’이 들어선다. 학생들은 각 대학이 강점으로 내세우는 수업을 듣고, 공동학위까지 받을 수 있다.

16일 교육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지방자치단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14개 시·도가 제출한 내용을 평가한 결과 경남, 충남, 광주·전남 지역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지자체와 대학이 협력기반을 구축해 해당 지역 교육·취업 등 전반적인 여건을 개선하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사업 계획에 따라 앞으로 경남, 충남, 광주·전남 지역에는 공유대학이 들어선다. 공유대학은 지역대학들이 지자체와 함께 선정한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교육과정 및 학위과정을 공동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경남 지역에는 창원대, 경남대, 경상대 등 17개 대학이 참여해 제조 엔지니어링, 스마트공동체 등의 교육과정을 공유하는 ‘경남공유형대학(USG)’이 들어선다. 가령 경상대 기계공학과에 다니는 학생이 1학년 USG 공통교양과목을 이수한 뒤 3, 4학년에 창원대나 경남대 수업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다. USG 학생은 자신이 입학한 대학뿐만 아니라 USG 학위도 복수로 취득할 수 있다.

충북 지역은 바이오·헬스 분야에 특화한 인재 양성을 위해 15개 대학이 ‘충북형 볼로냐 프로세스’를 도입한다. 볼로냐 프로세스란 유럽에서 가입국 간 고등교육 학위를 상호 인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15개 대학이 온라인 학점을 교류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고, 2023년 바이오 분야 연합대학원인 ‘오송 바이오테크’도 설립할 계획이다. 광주·전남도 전남대 등 15개 대학 간 학사 구조를 개방하고, 대학 간 교류 인정 학점을 졸업학점의 최대 32%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공유대학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관련 규제를 ‘규제샌드박스제’를 적용해 해당 지역에선 유예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신설학과를 개설하면서 반드시 해당 대학 부지에서만 강의해야 한다는 등의 문제를 규제샌드박스제로 회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