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강북 최고가 단지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600가구)은 신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한남더힐' 8개월 만에 또 신고가…대출 규제, 초고가 단지엔 안먹혀
24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가 정보에 따르면 한남더힐 전용 233㎡는 이달 초 53억원에 팔렸다. 이 주택은 작년 10월 50억원을 처음으로 돌파한 뒤 그해 11월 49억원까지 내렸다가 7개월 만에 다시 신고가를 경신했다.

다른 평형들도 올 들어 신고가 기록을 잇달아 깨고 있다. 이 아파트 전용 240㎡는 지난 1월과 4월 각각 73억원에 손바뀜돼 1년 전 거래가(64억5000만원)보다 13%가량 상승했다. 작년까지 40억원대 초중반에 거래됐던 235㎡도 3월 52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직전 거래가(48억원)를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2011년 1월 입주한 한남더힐은 600가구 규모의 최고급 아파트다. 단지 뒤편에 남산이 있고, 앞쪽에 한강이 흐른다. 보안이 뛰어나고 산책로 등 녹지가 잘 조성돼 있어 연령대와 관계없이 선호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남동 H부동산 대표는 “인근에 신규 단지인 나인원한남이 들어서고 한남동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지가 상승 기대감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고가 아파트에 대한 부동산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초고가 단지들엔 규제가 통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남 지역에서도 40억원대를 웃도는 초고가 아파트값이 내리지 않고 있다. 작년 말보다 가격이 오르거나 소폭 하락하는 수준이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64㎡는 작년 12월 43억8000만원에서 지난달 46억5000만원으로 3억원 가까이 올랐다.

작년 10월 46억원에 거래된 강남구 압구정 현대2차 전용 198㎡도 지난달 47억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전용 145㎡는 1년 전보다 1억원(2.4%)가량 떨어진 40억원에 손바뀜됐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현행 부동산 규제는 시장의 돈줄을 막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데 그럴수록 주택시장은 돈 있는 사람이 독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