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이 개발하는 군집 무인수상정. 인공지능(AI)을 장착해 인간과 대등한 수준의 교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이 개발하는 군집 무인수상정. 인공지능(AI)을 장착해 인간과 대등한 수준의 교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스마트 국방’을 선도하기 위해 첨단화·지능화·무인화 솔루션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융합한 전투체계와 레이더로 국방 관련 기술의 패러다임 전환에 앞장서겠다는 목표다.

○차기 구축·호위함 전투체계 개발

한화시스템은 ‘국내 유일 전투체계(CMS) 개발 기업’이라는 특성을 살려 첨단 전투체계를 개발 중이다. ‘함정의 두뇌’로 불리는 전투체계는 다양한 센서·무장·기타 통신 및 지휘체계를 통합 운용하는 무기체계다. 전투체계 성능은 해상전의 승패를 가를 만큼 중요하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30여 년간 총 80척이 넘는 한국 해군의 함정 및 잠수함에 전투체계를 공급해왔다.

한화시스템은 가상화 고성능 컴퓨팅 기법 등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한 차기호위함 FFX-Ⅲ 전투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다기능위상배열레이다(MFR), 적외선 탐지추적장비(IRST)를 융합한 통합복합센서 마스트(IMAST)와 4면 고정형 100% 디지털 방식 능동위상배열 레이더를 적용했다. 대공전·대함전·전자전·대지전 등 동시다발적 전투상황에서도 탐지센서로 획득한 정보를 신속하게 종합 처리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한화시스템은 이 전투체계를 차기호위함 ‘울산급 FFX 배치(Batch)-Ⅲ’에 시험 적용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총 67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용 전투체계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화시스템은 FFX 배치-Ⅲ용 통합마스트의 진화형인 ‘KDDX 통합마스트’ 개발에 나섰다. 울산급 FFX에 장착되는 MFR과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통합해 적용한다. 또 센서·통신 안테나 간 간섭 문제를 개선해 전투함의 생존성을 강화하고 전투능력을 극대화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화시스템은 장보고-Ⅲ 전술훈련장비 AI 시뮬레이터도 개발하고 있다. 전술 모의 위협 플랫폼, 탐지 및 추적, 교전 등의 기능을 갖춘 소프트웨어를 장착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AI 기술로 다양한 훈련 시나리오를 제공해 해군의 전투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I 기술 연구로 ‘스마트 국방’ 선도

한화시스템이 국방 AI 분야에 강점을 보이는 건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이 미래 전장의 핵심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온 결과다. 한화시스템은 2018년 KAIST와 ‘국방 AI 융합연구센터’를 설립해 국방 AI 융합 과제를 공동 발굴하고 있다. ‘AI 참모 시스템’으로 불리는 AI 지휘 결심 지원 체계가 대표적이다.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전장 분석부터 전략 제안까지 지휘의 모든 의사결정 과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이 외에도 한화시스템은 KAIST와 △대형급 무인 잠수정 복합항법 알고리즘 △AI 기반 지능형 항공기 훈련 시스템 △지능형 물체 추적 및 인식 기술 개발 등의 연구 과제를 수행 중이다.

한화시스템의 AI 기술력은 무인수상정 개발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무인수상정은 항만과 해상에서 감시 및 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 함정이다. 한화시스템은 국방과학연구소 첨단기술연구원이 주관하는 ‘군집 무인수상정 운용기술’ 과제를 수주해 이달부터 AI 기술을 융합한 무인수상정 군집 제어 기술 개발에 들어갔다. 24시간 감시 정찰, 바닷속 지뢰를 제거하는 소해(掃海) 전력 활용 등 AI 기반 학습 능력을 통해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교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실제 해상전 투입 시 적군의 전투력을 분산시키고 인명 손실을 최소화해 병력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