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은숙, 두 번째 바이올린 협주곡 발표
세계적인 현대음악 작곡가 진은숙(59)이 새로운 바이올린 협주곡 ‘정적의 파편(Shards of Silence)’을 내놓는다.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 중인 진은숙은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새로 선보일 바이올린 협주곡 악보를 완성했다”며 “내년 초에 초연한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음악출판사 ‘부시앤드혹스(Boosey&Hawkes)’에서 독점 출판되는 이 작품은 2002년 첫 바이올린 협주곡을 내놓은 뒤 18년 만에 내놓는 그의 두 번째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진은숙은 첫 번째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2004년 음악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그라베마이어상’을 받았다. 당시 클래식 평단에서는 이 작품을 두고 “새로운 세기를 여는 첫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진은숙은 이후에도 ‘쇤베르크상’(2005년), ‘모나코 피에르대공작곡상’(2011년), ‘2019 바흐 음악상’, ‘레오니 소닝 음악상’(2021년 수상 예정) 등 세계적인 음악상을 잇달아 거머쥐는 등 현대 음악계를 주도하는 예술가로 자리매김했다.

새 협주곡은 내년 1월 7일 영국 런던 바비칸센터에서 초연될 예정이다. 지휘계 거장 사이먼 래틀이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LSO)를 이끌고 연주한다. 그리스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53)가 협연자로 나선다.

카바코스는 이 작품의 원천이기도 하다. 진은숙은 페이스북 계정에서 “카바코스의 연주에서 영감을 얻어 두 번째 바이올린 협주곡을 썼다”고 설명했다. 카바코스는 1985년 18세 나이로 시벨리우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1988년 미국 나움버그 콩쿠르, 파가니니 콩쿠르에서도 우승했다. 2014년 독일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의 ‘올해의 음악가’상을 받은 그는 ‘바이올리니스트들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릴 만큼 깊이 있는 연주로 정평이 나 있다. 국내 클래식 팬들에게도 친숙한 바이올리니스트다. 올해 1월 한국을 찾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함께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연주에서 자신이 직접 편곡한 카덴차(협주곡에서 독주자가 자유롭게 기교를 과시하는 부분)를 들려줘 호평을 받았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