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14일 저신용등급 회사채·CP(기업어음)를 매입해주는 ‘SPV(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CP·단기사채 매입 기구)’를 조속히 출범시켜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비우량 회사채 만기는 이달과 오는 9월에 몰려 있다.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비우량 회사채 규모는 1조901억원이고 9월은 1조4260억원이다. 올해 내 만기가 도래하는 전체 비우량 회사채의 약 53%에 달하는 규모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지난달 SPV 설립 방안을 내놨지만 재원 조달에 필요한 조치들이 이뤄지지 않아 SPV 출범과 가동 시기가 불확실하다고 대한상의는 지적했다.

기업들은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다. 한 항공업체 관계자는 “항공기 90%가 운항 중지돼 현금 유입이 사실상 멈춘 상태”라며 “SPV 가동 전 ‘자금 보릿고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해운업체 관계자는 “물동량이 감소한 데다 운임마저 낮아 급한 대로 노후선대 10여 척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조선·항공·해운업 기업들이 저신용등급 회사채 시장에 많다”며 “이달 SPV 활동이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