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2020.6.4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2020.6.4 [사진=청와대 제공]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이 4일 문재인 대통령에 전화를 걸어 "한국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능력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회자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은 최고의 성과로 리더십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통화는 펠리페 국왕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펠리페 국왕은 이날 오후 4시부터 45분 간 진행된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질병 퇴치를 위해 보여준 국제연대의 리더십을 높이 산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한·스페인 정상통화에서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방역 협력을 논의한 바 있다.

국왕은 내치에 관여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지만 코로나19의 경우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가 강해 문 대통령에 자문을 구하기 위해 별도로 통화를 요청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펠리페 국왕은 "한국이 코로나19의 희생자를 줄이는 데 얼마나 큰 효율성을 보였는지 잘 안다"며 "깊은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초 올해 한·스페인 수교 이후 70주년 계기로 추진된 문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 순연된 것을 아쉬워 하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는 대로 스페인 방문을 재추진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사의를 표하면서 펠리페 국왕의 초청 제안을 수락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2020.6.4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2020.6.4 [사진=청와대 제공]
또 문 대통령은 "최근 세계보건총회 초청연설을 통해 '모두를 위한 자유'의 정신을 강조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연대와 협력'에 기초해서 '상호신뢰와 포용'으로 단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 정부의 방역 경험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의료물품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펠리페 국왕은 "스페인도 7월부터는 모든 것을 일상으로 돌리려는 노력을 진행중"이라며 "관광 회복을 통해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경제가 회복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스페인 정부의 효과적인 대응으로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가 크게 줄었다고 들었다"며 "하루 속히 스페인이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복귀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펠리페 국왕이 "한국의 4월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한 것을 축하한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국민의 자발적인 방역 노력과 적극적 투표 참여로 총선을 성공적으로 치렀다"고 답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