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대부업체 메이슨캐피탈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지 25년 만에 개미떼의 공격을 받고 있다. 소액주주연대는 무능한 경영진을 새롭게 교체하겠다며 경영 참여의지를 밝히고 나섰다.
6일 코스닥시장에서 메이슨캐피탈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8%(오후 3시 기준) 올랐다. 소액주주연대가 메이슨캐피탈을 상대로 정기주주총회 의안상정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탓이다.
개미들은 지난달 27일에도 이사·감사 선임에 관한 주주제안 안건 채택을 위해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수년 간 적자를 내고 있는 회사 경영진에 책임을 묻고 직접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개미들이 실제 경영권을 빼앗아 올 경우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미떼의 반란이 성공한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총 400억원 수준의 동전주(주가가 1000원 미만인 주식)인 메이슨캐피탈은 지난 1989년 세워진 신보리스가 모태다. 회사 설립 이후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를 거쳐 한진가(家)에 인수되는 등 굴곡진 세월을 보냈다. 1996년 코스닥에 상장한 이 회사는 지난 2007년 한국저축은행에 인수돼 한국종합캐피탈로 사명을 변경했다. 하지만 이른 바 '저축은행 사태'가 터지면서 CXC에게 경영권이 재차 넘어갔다. CXC는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인 조현호씨가 세운 회사다.
조 씨는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막내 동생인 조중식 전 한진건설 회장의 장남이다. 그는 캐딜락, 미쓰비씨 등 수입차를 들여오기 위해 회사를 세웠고, 한국종합캐피탈을 인수해 CXC캐피탈을 자회사로 뒀다. 하지만 회사를 지키지 못했고 결국 2016년 지금의 대주주인 제이디글로벌에셋조합에게 다시 경영권이 넘어갔다. 제이디글로벌에셋조합의 최대 조합원인 제이디홀딩스 대표가 현재 메이슨캐피탈의 윤석준 대표이사다.
소액주주연대는 윤 대표 등 현 경영진이 깜깜이 경영을 한 탓에 회사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실적이 좋지 않다. 작년(3월 결산) 영업손실은 71억원, 당기순손실 42억원이다. 3년 연속 적자다. 올해까지 적자를 면치 못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상폐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경영진을 교체해야 한다는 게 소액주주연대 주장이다.
윤 대표는 인수 초 현대자산운용 사장 출신인 강승태 대표를 영입해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2018년부터 직접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그는 일본계 아사히글라스와 한진무역이 합작한 한욱테크노글라스 대표를 지냈다. 현재도 아사히글라스(아사히글라스화인테크노코리아)의 비상근 이사다.
메이슨캐피탈의 유일한 사내이사인 정재윤씨는 아사히글라스의 하업업체 지티에스 대표를 역임했다. 지티에스의 비정규직 노동자 130여명이 노조를 설립하자 아사히글라스는 한 달 만에 하청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했고, 200명에 가까운 직원이 해고됐다. 당시 지티에스의 대표가 정씨다. 그는 지티에스 대표청산인이었던 2016년부터 1년여간 메이슨캐피탈의 사외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아사히글라스와 지티에스의 원하청관계는 끝났지만 아사히글라스의 이사와 당시 하청업체 대표가 메이슨캐피탈이란 한지붕 아래에 있는 셈이다.
소액주주연대가 문제삼고 있는 사외이사의 전문성 부분도 논란이다. 지난해 말 선임된 조상범씨는 동양비엠디의 대표라고 공시에 기재돼있다. 그러나 실제 그는 광주 지역을 기반을 둔 모델학원(지져스모델아카데미)의 대표로 더욱 알려져있다. 현재 서경대 모델학과 교수이기도 하다. 금융업과 전혀 무관한 인사가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셈이다. 메이슨캐피탈 지분 10.89%를 확보하고 있는 소액주주연대 안원덕 대표는 “무능력한 현 경영진을 대신해 신규 이사진이 회사가치를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선언한 상태다.
현재 회사 측 지분(35.5%)에 육박하는 30% 이상의 주주를 확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메이슨캐피탈 측은 소액주주연대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면서도 특별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