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축제의 계절'도 아직은…줄줄이 하반기로 연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학기 초부터 내내 썰렁했던 대학가 풍경이 축제 시즌인 5월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4일 대학가에 따르면 고려대 응원단은 당초 이달 22일 열릴 예정이었던 '제43회 입실렌티(IPSELENTI) 지(知)·야(野)의 함성' 축제를 하반기로 연기했다.

추후 개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응원단은 앞서 2월 공지문에서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는 코로나19 특성상 응원이라는 콘텐츠는 매우 취약하다"며 "2만명 이상이 몰리는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에 열릴 예정이었던 연세대의 응원제인 '아카라카' 역시 연기된 상태다.

연세대 응원단은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수준으로 격상된 이후 페이스북에 "5월 16일로 계획하던 '개교 135주년: 아카라카를 온누리에'를 올해 하반기, 연고전 이후로 연기한다"고 공지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던 2∼3월 상황과 비교하면 최근에는 확산세가 크게 꺾였지만, 다른 대학들 역시 혹시 모를 감염 우려를 차단하고자 축제 일정을 뒤로 미루고 있다.

대학가 '축제의 계절'도 아직은…줄줄이 하반기로 연기
중앙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는 이달로 예정돼 있던 '루카우스(LUCAUS)' 축제를 2학기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학생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결정이라는 게 학생회 측 설명이다.

건국대 총학생회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학생들과 지역 사회의 안전을 위해 이달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열릴 예정이었던 '2020 일감호 축전'을 2학기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한국체대 총학생회 역시 "이달 12일부터 14일까지 예정돼 있던 '2020년 천마 축제'가 1학기 재택 수업 무기한 연장으로 인해 2학기로 연기됐다"고 페이스북에 공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대학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선후배 모임을 주선하거나, 온라인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온라인 체육대회'를 여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20학번으로 입학한 정모(19)양은 "코로나19가 빨리 잠잠해져서 대학 축제와 캠퍼스 생활을 즐기고 싶었는데 아쉽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도 계속한 만큼 2학기에는 정상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수가 모이는 축제가 미뤄지더라도 이달부터 강의실에서 대면수업을 시작하는 대학이 조금씩 나오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예방에 더욱 조심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서울대는 4일부터 실험·실습이나 실기가 포함된 수업을 대면 방식으로 단계적 전환할 방침이며, 고려대는 6∼8일 서울캠퍼스를 개방해 방역 작업을 한 뒤 11일부터 제한적으로 출석 수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다시 캠퍼스 생활이 시작된다고 해도 대형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빽빽이 앉아 수업하는 식의 과거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거리 두기'는 기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내 코로나19 환자 현황을 보면 20대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황금연휴에 이동도 많은 데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소 완화된 만큼 대학에서도 철저한 방역과 예방에 힘써야 한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