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찬반의견 다양…전국위서 반대논리 제기될 것"
초선 당선인들 "변화·혁신 강조했지만 여전히 부족" 자성 목소리
통합당 당선자 총회서 '김종인 비대위' 격론…전국위서 결론(종합)
4·15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의 국회의원 당선인들이 28일 한자리에 모여 당 진로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특히 당 지도부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기로 한 것을 놓고 절차상 문제 제기와 함께 '비대위 전환이 아닌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이견이 여과 없이 노출됐다.

당선인 총회는 84명의 당선인 중 78명이 참석한 가운데 3시간 넘게 진행됐다.

시작 때까지만 해도 총선 참패로 가라앉은 당 분위기와 달리 서로 반갑게 상견례를 나누는 화기애애한 모습이 연출됐지만, 비공개 토론으로 전환되자 분위기는 급변했다.

3선이 되는 김태흠 의원은 총회 중간 기자들과 만나 "필요하다면 전국위를 미루고 당선인 총회에서 가능한 모든 부분을 결정하자고 말했다"며 "심재철 권한대행은 국회 일만 하는 것이 좋겠다고도 했다"고 밝혔다.

역시 3선이 되는 장제원 의원은 "(의견이) 반반이었다.

중진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으로 가자는 것이었고, 젊은 분들은 '안된다, 당선인 총회에 전권을 맡겨서 밤새더라도 의논하자'라는 의견이 나왔다"며 "비대위 추인을 강행하면 시끄러울 것 같다"고 전했다.

조해진 당선인은 총회 시작 전 당선인들에게 자신이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올린 '비대위 논란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배포했다.

이 글에는 "여론조사를 통해 지도체제를 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비대위 체제는 정도가 아니다", "외부 비대위는 당의 주체를 방관자로 만든다"는 내용이 담겼다.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총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당선인들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현역 의원들의 의견도 소중하다"며 "전당대회에서 결정할 사안을 당선인 총회가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당의 지도체제를 결정하는 기구는 전국위이고, 오늘 전국위에서 반대논리가 제기되고 이야기될 수 있다"며 이날 오후로 예정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계획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총회는 당초 29일로 예정됐으나 비대위 전환이라는 당의 중대 결정을 앞두고 당선인의 총의를 모으는 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요구에 따라 일정이 당겨져 이날 전국위보다 먼저 열렸다.

당선인 총회에서 형성된 기류가 전국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김종인 비대위'의 출범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말도 나온다.

심재철 권한대행은 총회 인사말에서 "더는 갈등과 분열이 되풀이되는, 그래서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는 자리가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위기 수습의 첫 단계부터 우리들이 화합하고 단결하지 못한다면 국민의 신뢰를 받기는 참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당 당선자 총회서 '김종인 비대위' 격론…전국위서 결론(종합)
'김종인 비대위'가 출범하지 못할 경우 또다른 혼란이 예상되는 만큼 지도부의 결정에 힘을 실어달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심 권한대행은 또 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종인 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무기한 전권'을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전권이 아니라 당 대표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김 전 위원장은 내후년 3월 대선의 1년 전까지 체제를 완비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었지, 언제까지 하겠다는 말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총회에서는 처음 국회에 입성하는 당선인들이 지역별로 나뉘어 단상 앞으로 나와 인사했다.

이들은 "선거운동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제발 정치인들 욕 좀 듣지 말고 제대로 해라'는 것"(안병길·부산 서동구), "지역 민심과 전국 민심이 달라 충격을 받았다.

보수정당으로서 어떻게 탈바꿈할 것인가 고민하겠다"(황보승희·부산 중구영도), "변화와 혁신을 늘 이야기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 국민들 판단"(서범수·울산 울주군) 등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보좌관 출신으로 경북 포항 남구·울릉에 당선된 김병욱 당선인은 큰절을 한 뒤 "제가 아마 남자 중 막내인 것 같다.

막내로서 선배 의원님들 뒷바라지, 허드렛일, 잡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