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삼고초려해 영입인재 10호로 발탁…용인정에 전략공천
"양형개혁법·장발장방지법·사회적의인법 등 '이탄희 3법' 추진할 것"

'사법농단 의혹'을 촉발시킨 인물로 주목받은 이탄희(41) 전 판사가 15일 4·15총선(경기 용인정)에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화제의 당선인] '사법농단 저항' 이탄희 전판사 여의도 입성 성공
초박빙 경합을 벌일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 당선인은 16일 새벽 0시10분 현재 개표 결과(90.33%) 52.74%로 44.63%의 미래통합당 김범수(46) 후보를 여유 있게 제치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는 2017년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 발령받은 후 '사법부 블랙리스트'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와해 계획' 문서 등의 존재를 알리고 사표를 내는 등 사법농단에 저항한 인물이다.

민주당이 삼고초려를 통해 이 전 판사를 영입했고 표창원 의원의 불출마로 공석이 된 용인정에 전략 공천했다.

서울중앙지법 판사, 공익인권법 재단 '공감' 공익변호사 등 평생 법조인으로 살던 이 당선인은 정치참여를 결정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지난해 가을 몇몇 초선 의원들이 희망을 이어나가는 일에 동참하자고 출마를 제의했을 때 국회 안보다 밖에서 더 많은 일을 할수 있다고 생각해 고사했다.

같은 해 겨울에도 똑같은 제안을 받았지만 역시 거절했다.

그러나 올해 초 또다시 제의를 받은 그는 "21대 국회에서 사법개혁을 민주당의 핵심과제로 삼아달라"고 요청했을 때 당 지도부가 흔쾌히 허락하자 마음이 움직였다.

또 사법농단 1호 재판이 무죄판결이 나는 것을 보고 출마의 마음을 굳혔다고 한다.

전략공천을 받고 용인으로 이사 온 그는 "이제는 양적 성장보다 질적 성장에 집중해 우리 용인을 다시 대한민국의 미래이자 자부심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밝히고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정치 신인인 그에게 당도 지원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낙연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이인영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표창원, 전해철, 박광온 의원 등이 이 당선인을 위한 지원유세를 펼쳤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일주일 간격으로 2차례나 용인을 찾아와 "이탄희 후보는 사법농단으로 동료 뒷조사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고 사표를 던져 불이익을 감수한 정의로운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국회에 가야 우리나라 정치가 변할 것"이라며 강력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용인과 대한민국을 위해 저를 일꾼으로 부려달라"는 그의 호소에 용인의 유권자들이 당선이라는 선물로 화답했다.

이 당선인은 당선이 확정된 뒤 "대한민국 21대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정치, 공직자로서 본분에 충실한 정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n번방 사건 같은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하는 '양형개혁법'을 비롯해 '장발장방지법', '사회적의인법' 등 이탄희 3법을 추진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입법 활동 계획도 밝혔다.

이어 유권자들에게는 "교통과 교육 등 지연 현안을 세심히 챙기고 지역 주민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용인의 질적 성장을 이뤄내는 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음은 이 당선인과 언론과의 인터뷰.
-- 당선 소감은.
▲ 선거과정에서 표출된 용인시민과 대한민국 국민의 민심앞에서 굉장히 숙연한 마음이 든다.

여론조사결과를 뛰어넘는 선거 결과를 보면서 국민의 선택이 정말 위대하다는 경외감도 갖는다.

-- 용인 시민들이 왜 이탄희를 선택했다고 생각하나.

▲ 선거는 국민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가 중요한데 이걸 빨리 깨달았다.

국민의 마음을 더 들여다 보려고 한 것이 선거결과에 좋은 영향을 줬다.

-- 정치신인으로서 국회에서 어떤 활동을 펼칠 것인가.

▲ 책임을 다하는 정치를 하고 싶다.

국민과 마음을 나누면서 공직자로서 해야할 본분에 충실하게 정치를 하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