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바이러스 생성 능력이 2003년 유행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보다 훨씬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안궈융 홍콩대 미생물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의학 전문지 임상 전염병 저널에 발표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2일 보도했다.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6명의 폐에서 떼어낸 조직을 연구한 결과 코로나19는 48시간 이내에 바이러스 입자를 사스보다 3.2배나 더 많이 생성했다. 연구팀은 “사스는 48시간 이내에 10∼20배의 자기 복제를 했지만 코로나19는 일부 사례에서 100배의 자기 복제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체의 면역반응과 염증 유발에서는 코로나19가 사스보다 훨씬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의학자 재스퍼 찬은 “이는 코로나19가 인체 내에서 은밀하게 자기 복제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사스보다 자기 복제 능력은 훨씬 강하지만 염증 유발은 매우 적기 때문에 무증상이나 경증 환자가 많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위안궈융 교수는 “인구의 90%가 코로나19에 대한 면역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7월 이전에 코로나19 확산을 통제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마스크를 계속 쓰고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과 독일의 유전학자들은 코로나19 환자들의 유전체 분석 등을 통해 연구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3종의 주요 유전적 변이인 A와 B, C가 출현한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변이 A는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과 미국, 호주 등에서 발견됐으며 코로나19의 자연 숙주로 알려진 박쥐가 보유한 코로나바이러스와 가장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변이 B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중 가장 흔한 변이로서 우한은 물론 동아시아 곳곳에서 발견됐으며 변이 C는 유럽 지역에서 가장 많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변이 B가 A에서 파생하고 변이 C는 다시 B에서 파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다양한 지역이나 국가에 사는 주민들에 적응해 변이를 일으켰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코로나19가 인간과 오랜 기간 공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경계를 더 강화하고 통제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