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에 거주하는 한 한국 교민은 12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한 달 만에 급변한 쿠웨이트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3월 초·중순까지만 해도 쿠웨이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하지는 않은 편이었지만 한국은 감염자가 중국 다음이었을 정도로 급증한 상황이었던 탓이다.
쿠웨이트는 지난달 11일 중동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모든 국제선 운항을 중단해 외국인의 입국을 사실상 금지하는 초강경 조처를 결정했다.
하늘길을 꽁꽁 묶어 텅 빈 쿠웨이트시티 국제공항 활주로에 11일 저녁 쿠웨이트항공 여객기 한 대가 착륙했고, 이 비행기에서 한국인 106명이 내렸다.
쿠웨이트의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과 석유화학공단 공사가 계속 진행되도록 쿠웨이트 정부가 이례적으로 입국을 허용한 한국 기업 25곳의 기업인이었다.
홍영기 쿠웨이트 주재 한국 대사는 1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쿠웨이트 정부도 중요한 에너지 인프라 사업이 코로나19로 차질을 빚는 상황을 우려하던 차에 한국 기업이 전세기 입국을 타진했다"라며 "기업과 한국 교민회, 대사관이 긴밀하게 협력해 100명이 넘는 한국 기업인이 쿠웨이트에 입국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쿠웨이트가 국제선을 봉쇄한 이후 100명이 넘는 외국 기업인이 한꺼번에 입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전세기 운항 덕에 쿠웨이트에 사는 교민 225명이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홍 대사는 "한 달 전만 해도 한국은 '코로나 고위험국'이었지만 3월 말부터 해외 유력 언론을 비롯해 쿠웨이트 국내 언론에서도 한국의 성공적인 방역 정책이 본보기로 소개되자 쿠웨이트 정부의 시선도 달라졌다"라며 "우리의 방역 수준을 믿은 쿠웨이트 정부가 한국 기업인 입국을 이례적으로 받아들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4월 1일 양국 외무장관의 통화 뒤 교민 출국과 기업인 입국을 병행하는 아이디어가 구체화했다"라며 "한국 기업인이 대규모로 입국하자 다른 나라들도 한국처럼 기업인이 입국할 수 있는지 쿠웨이트 정부에 문의한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세기 운항과 관련해 만난 쿠웨이트 고위 관료들도 한국의 방역 정책과 의료 체계에 큰 관심을 보였다"라며 "현재 주한 쿠웨이트 대사관을 통해 한국 검사키트 등 의료용품 수입이 추진되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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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