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은 소금물에 메주콩을 담가 오랜 기간 숙성해 만든다. 숙성 과정에서 콩에 든 아미노산이 당, 지방산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생성된 멜라노이딘이란 물질이 간장 색깔을 검게 한다. 숙성 기간이 길수록 멜라노이딘 함량이 풍부해져 간장은 더 짙은 검은색을 띤다.수산물 전문기업 더동쪽바다가는길의 ‘홍영의 대게백간장’은 간장 색은 검은색이라는 통념을 바꾼 제품이다. 간장 특유의 감칠맛과 향을 유지한 채 이 업체만의 특허 기술로 투명에 가까운 맑은 백색 간장을 탄생시켰다. 이 회사의 홍영의 대표(사진)는 25년간 횟집을 운영하며 쌓은 음식 조리 노하우와 국내산 농수산물만을 활용해 ‘세상에 없는 간장’ 제조에 성공했다.홍 대표는 1995년 경북 영덕군에서 창포활어횟집을 개업하며 식품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영덕대게축제 대게요리대회 최우수상(2001년), 서울국제요리대회 금상(2007년) 등을 받은 요리 전문가다. 2016년 남편인 이윤상 총괄이사와 함께 더동쪽바다가는길을 설립했다. 이어 2018년 12월 대게백간장 제조 특허를 획득하고 본격적인 제품 생산에 나섰다.대게백간장의 주재료는 생콩이다. 메주콩을 발효하지 않기 때문에 아미노산과 당의 화학반응에 의한 갈변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여기에 지역 특산물인 붉은 대게, 표고버섯, 멸치, 다시마 등 각종 농수산물을 적정 비율로 배합한 육수를 혼합한다.홍 대표는 “음식의 ‘보는 맛’까지 살린 제품”이라며 “영덕 특산품인 붉은 대게를 재료로 사용해 풍미와 감칠맛이 뛰어나다”고 말했다.더동쪽바다가는길은 경북 영덕군 로하스특화농공단지에 3157㎡ 규모의 공장과 냉동창고를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서 직원 15명이 연간 100만 개에 달하는 간장, 과메기, 골뱅이, 청어알무침 등 수산물 가공식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SK스토어, 공영쇼핑, 홈앤쇼핑 등에 제품을 소개하며 판로를 확장했다. 대게백간장 제품이 효자 노릇을 하면서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5배가량 늘어난 9억3000만원을 기록했다.홍 대표와 이 총괄이사는 2018년 선보인 요리주점 프랜차이즈 ‘돗대골뱅이’에 이어 최근 농수산식품 유통 전문기업 라이프D&A를 설립해 사업 규모를 키우고 있다. 생산·유통·마케팅을 아우르는 종합 수산물 전문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더동쪽바다가는길은 이달 고용노동부가 지정하는 사회적 기업으로도 선정됐다. 경북 지역에서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등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해온 결과다. 홍 대표는 “기업 활동으로 사회에 일조한다는 목표가 25년 이상 횟집을 운영하다가 60세 언저리에 사업을 새롭게 일군 원동력”이라고 했다.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기술보증기금이 다음달 1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을 돕기 위해 관련 보증 규모를 2조2000억원으로 늘린다.중소벤처기업부와 기술보증기금은 코로나19 특례보증을 기존 1050억원에서 9050억원으로 확대하고, 대구·경북 지역 기업에 별도 3000억원을 배정한다고 30일 밝혔다. 추가경정예산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보증을 확대해 코로나19 피해 기업이 더욱 수월하게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상은 특별재난지역(대구시와 경북 경산시·청도군·봉화군)에 있는 전 업종 피해 기업으로 확대했다. 의료·방역 등 코로나19 관련 물품을 제조·서비스하는 기업도 포함된다. 업체당 보증 한도는 5억원, 보증료는 대출액의 0.1%를 적용한다.지난 19일 비상경제회의에서 발표한 영세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전액 보증도 대상을 연매출 1억원 미만 기업으로 넓혔다. 다음달부터 3000억원 규모의 보증을 제공한다. 기보가 금융권에 보증비율 100%(업체당 보증 한도 5000만원)를 제공하기 때문에 기존 보증을 쓰고 있는 업체도 긴급자금을 신청할 수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지원하는 기업은행 초저금리 대출 협약보증 규모는 당초 1800억원에서 9700억원으로 늘렸다. 보증비율도 90%에서 100%로 높였다.중기부와 기보는 올해 4~6월 만기가 돌아오는 모든 보증(약 5조8000억원)의 만기를 전액 연장한다. 소상공인에게 보증할 수 있는 기술평가 등급도 10등급 중 기존 6등급에서 7등급으로 하향했다. 간이 평가모형을 적용해 신속하게 지원할 계획이다. 빠른 시간에 보증받을 수 있도록 무방문 보증제도, 제출서류 간소화 등도 추진한다.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바꿔 바꿔 바꿔 세상을 다 바꿔, 정수기 다 바꿔.”안마의자업체 바디프랜드가 정수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가수 겸 배우 이정현 씨(사진)를 모델로 기용한 파격적인 광고를 선보였다. 이 시장 후발주자로 차별화한 마케팅 전략을 내놨다는 평가다.뮤직비디오 감독인 이사강 씨가 1999년 인기를 끌었던 이씨의 노래 ‘와’와 ‘바꿔’를 개사해 테크노 뮤직비디오 형태로 제작했고,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복고) 감성을 입혔다. 보통 TV광고는 15초 분량이지만 이 광고는 2분이다. 이씨가 시종일관 정수기를 바꾸라는 메시지를 반복하는 등 B급 정서를 지향했다.지난 13일 첫 광고가 나가자마자 포털사이트 검색량이 15배 늘었다. 조회수는 200만 회를 넘었고 매출도 4배 이상 증가했다. ‘병맛(어이 없고 웃김)이다’ ‘대박이네’ 등의 댓글이 달리면서 화제성 면에선 일단 성공적이라는 게 회사 측의 자평이다.광고에 등장하는 ‘W 정수기 브레인’은 바디프랜드가 직접 디자인하고 개발한 주력 제품이다. 필터를 하나로 압축했다. 또 세계 최초로 2.1채널 블루투스 스피커를 내장해 정수기에서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공승현 브랜드전략팀 부장은 “후발주자인 만큼 정수기의 기능을 전달하기보다 인지도를 높이는 색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