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베이성 봉쇄지역서 '바가지 채소가격' 항의 시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봉쇄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중국 후베이성 샤오간(孝感)의 한 주거지역에서 '바가지' 채소 가격에 항의하는 주민 시위가 발생했다.

13일 샤오간시 공식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와 중국매체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30분(현지시간)께 샤오간 잉청(應城)의 하이산(海山) 주거지역 야외 농구코트에는 주민 100여명이 모였다.

약 8천명이 거주하는 이 주거지역에는 봉쇄조치가 내려진 상태로, 생활용품도 주거지역 관리사무소가 일괄적으로 대리 구매해 배송하고 있다.

주민들이 개인적으로 물건을 사는 것은 금지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민 청(程) 모씨가 개별적으로 다른 상점을 통해 관리사무소 판매가격보다 싸게 야채를 사려고 하자, 관리사무소 측은 청씨를 제지하고 경찰에 신고까지 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뒤 더 많은 주민이 모이기 시작했고, 인터넷상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 주민들이 "물러나라"고 외치는 장면도 있다.

당국에서 현장에 출동해 주민들을 설득했고, 주민들은 오후 8시께 해산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주민들에게 공급되는 야채가 가격은 비싼 반면 품질은 좋지 않아서 시위가 벌어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당국은 시위 후 식품 가격 통제를 약속하면서 "식료품 가게 숫자를 늘리고 생필품 가격을 낮췄다"면서 "식료품 가게의 운영비용을 보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산지에서 신선한 식품을 구매해 직접 주민들에게 공급하기 위한 팀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후베이성 우한(武漢)에서 북쪽으로 약 70km 떨어져 있는 인구 580만명 규모의 샤오간에서는 현재까지 3천518명이 확진되고 126명이 사망한 상태다.

후베이성 다수 지역에 대한 봉쇄가 여전한 가운데, 지난 11일 우한의 한 주택단지에서는 주민들에게 공급할 고기를 쓰레기차에 싣고 운반한 일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