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가 민주당 여성후보 2인 동시 지지한 것 빗대 발언
자신 흉내 내던 여성 방송인과 함께 출연해 유머 감각 뽐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중도 하차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NBC방송의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깜짝 출연해 누구를 지지할지 같은 민감한 질문에 유머러스하게 답변했다고 NBC뉴스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뉴스의 앵커 로라 잉그러햄이 진행하는 '잉그러햄 앵글'의 패러디 형식으로 꾸민 지난 7일 SNL에서 잉그러햄으로 분한 배우 겸 코미디언 케이트 매키넌은 "최근까지 민주당 후보이자 생방송에서 마이클 블룸버그 전 시장을 잔인하게 잡아 죽인 여성"이라며 워런 의원을 소개했다.

이어 영상 화면 속에 등장한 워런 의원은 "사퇴 후 어떻게 지내느냐"는 질문에 "잘 지낸다.

가족과 친구들이 힘이 되어주고 있다.

끊임없이 전화해서 '잘 있느냐, 필요한 것은 없나, 당선 가능성은 있었던 거냐'라는 질문을 한다"고 답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민주 경선 하차 워런, SNL서 "바이든·샌더스 다 지지할까봐"
매키넌은 워런 의원과 블룸버그 전 시장이 설전하는 영상을 보여주겠다고 했으나 정작 나온 자료 화면은 워런 의원이 키우는 골든리트리버견 '베일리'가 부리토(밀전병에 고기와 채소를 넣은 멕시코 음식)를 물고 놓지 않는 장면이었다.

매키넌은 워런 의원에게 "확실히 했으면 해서 묻는데 당신은 저 개였나 아니면 부리토였나"라는 질문을 던졌으며 이에 이에 워런 의원은 "개였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워런 의원의 사퇴 선언 후 최대 관심사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중 누구를 지지할 것인지'에 관한 물음에 워런 의원은 "어려운 일이다"라며 여전히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뒤 "뉴욕타임스(NYT) 식으로 양쪽 다 지지할까 보다"고 답했다.

NYT가 대선 주자로 한명을 지지하던 관행을 깨고, 지난 1월 민주당 후보 워런 의원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두 명 모두를 지지했던 일을 빗댄 것이다.

민주 경선 하차 워런, SNL서 "바이든·샌더스 다 지지할까봐"
이번 선거에서 아쉬운 점은 없는지에 대한 질문에 워런 의원은 "전혀 없다.

우리 캠프가 너무나 자랑스럽다.

우리는 폭넓은 연대를 이뤘는데 교사, 유치원 교사, 중학교 교사, 교사들의 애완동물들까지 참여했다"고 답하며 다시 한번 유머 감각을 뽐냈다.

워런 의원은 이어 "나는 억만장자들에게서 돈만 안 받은 것이 아니라 생방송에서 그들을 괴롭혀주기까지 했다"며 후보자 토론에서 블룸버그 전 시장의 성차별 발언을 끄집어내며 강하게 비판했던 일화를 언급했다.

워런 의원의 깜짝 출연은 평소 SNL에서 워런 의원 흉내를 자주 내는 매키넌이 똑같은 의상을 입고 등장해 워런 의원에게 "당신이 인생에서 해낸 모든 일에 감사하다는 말을 싶다"고 인사하는 것으로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워런 의원은 그러나 매키넌의 인사에 "나 죽지 않았다.

상원에 있다"며 마지막까지 재치있게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