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는 지난 달 4일부터 7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워싱턴DC에서 진행된 보툴리눔 균주 및 제조기술 도용 관련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재판에서 ITC 소속 변호사가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를 사용하고 있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4일 밝혔다.

ITC에서 다루는 대부분의 사건은 지식재산권에 관한 것으로, 판사는 중립적인 시각을 가진 전문가의 의견을 필요로 한다. 이 기능을 하는 것이 ITC 소속 변호사란 설명이다. ITC 소속 변호사는 ITC 재판부가 별도로 지정한 제3의 당사자다. 원고와 피고가 제시한 모든 증거들을 열람해, 중립적인 전문가 의견을 제시한다고 메디톡스 측은 전했다.

ITC 소속 변호사인 브라이언 쿠는 심리과정에서 "메디톡스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대웅제약 측 미국 변호사들도 공개심리에서 ITC 소속 변호사의 입장이 메디톡스의 의견과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ITC 소속 변호사는 배심원과 같은 역할로, 재판부 최종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메디톡스의 의견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에볼루스는 더 이상 미국에서 해당 제품을 판매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디톡스와 앨러간은 재판 과정에 대웅제약의 최고경영자가 출석해 질문에 답변할 것을 구체적으로 요구했으나 참석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 윤재춘 대웅제약 사장, 이종욱 대웅제약 전 사장은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에볼루스와의 만남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메디톡스 측은 "대웅제약의 미국 협력사인 에볼루스가 찾아와 합의를 요청했으나 결렬됐다"며 "에볼루스만 동의하면 결렬된 합의 내용을 모두 공개하고 싶다"고 했다.

ITC 소송은 오는 6월 예비판결이, 10월에 최종판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