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군, 9·10일 연속 대만해협 지나 서태평양 오가는 비행 훈련
대만 공군, 대만해협 중간선 넘어오자 F-16 긴급 발진해 대응 비행

폭격기와 전투기를 포함한 중국 인민해방군(PLA) 공군 군용기들이 이틀 연속으로 대만 해협을 건너 대만 인근 바다를 관통해 서태평양 지역을 오가는 비행 훈련을 했다.

11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은 전날 H-6K 전략 폭격기, 젠(殲)-11 전투기, KJ-500 조기경보기 등 다수의 군용기를 동원해 대만 해협을 지나 대만 남부 바시(巴士)해협을 거쳐 서태평 지역을 왕복하는 장거리 비행 훈련을 했다고 대만 국방부가 밝혔다.

대만 공군은 인민해방군 군용기들이 대만해협의 중간선을 넘어 대만 쪽으로 다가오자 즉각 F-16 전투기들을 발진해 대응 비행에 나섰다.

中 폭격기, 이틀 연속 '대만 위협비행'…"라이칭더 美방문 반발"
대만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우리 공군은 전투기를 긴급 출격 시켜 공산주의자들의 군용기를 추격하고, 가로막고, 해산시켰다"고 밝혔다.

인민해방군 군용기들은 서태평양 지역까지 장거리 비행 훈련을 마친 뒤 중국 본토의 기지로 복귀했다.

앞서 일요일인 지난 9일에도 전략 폭격기와 전투기를 포함한 인민해방군 공군 군용기들이 대만 해협을 건너 대만 인근 바다를 관통해 서태평양 지역을 오가는 비행 훈련을 한 바 있다.

영국의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군은 9일 H-6K 전략 폭격기, 젠(殲)-11 전투기 등 다수의 군용기를 동원해 대만 남부와 북부 인근 바다를 관통해 서태평양 지역을 왕복하는 장거리 비행 훈련을 했으며 대만 공군은 즉각 F-16 전투기를 발진해 대응비행에 나섰다고 대만 국방부가 밝혔다.

이날 중국 본토를 출발한 인민해방군 군용기들은 대만 남쪽 바시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 지역으로 나갔다가 미야코(宮古) 해협을 거쳐 대만 북동부 바다를 통해 복귀했다.

바시해협은 대만과 필리핀의 바탄제도 사이에 있는 너비 150km 정도의 해협으로, 동쪽의 태평양과 서쪽의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군사적 요충지역이다.

미야코 해협은 일본 오키나와현의 미야코섬과 오키나와섬 사이의 해협으로, 동중국해와 태평양을 잇는 요충지다.

인민해방군 공군이 이틀 연속으로 대만 주변 바다를 관통하는 장거리 비행 훈련을 한 것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재선 성공 등으로 중국과 대만 간 양안 관계가 최악의 국면인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다.

인민해방군 공군의 이번 비행 훈련에 대해 일각에서는 차이 총통의 러닝메이트로 '1.11 총통선거'에 나섰던 라이칭더(賴淸德·60) 부총통 당선자의 미국 방문에 대한 반발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라이 당선자는 최근 8일간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들과 미 의회 상원의원들을 잇달아 면담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마샤오광(馬曉光) 대변인은 10일 대만 정부에 대해 "독립을 획책하기 위해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시도함으로써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홍콩에서 활동하는 군사전문가인 쑹중핑(宋忠平)은 인민해방군의 대만 부근에서의 잇단 비행 훈련에 대해 대만 독립파들에 대한 경고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앞서 인민해방군은 대만의 총통 선거 직후인 지난 1월 23일에도 H-6K 전략 폭격기, KJ-500 조기경보기를 포함한 다수의 군용기를 동원, 바시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 지역을 왕복하는 장거리 비행 훈련을 실시했다.

민진당 소속의 차이 총통은 '1.11 총통선거'에서 친중 성향의 국민당 한궈위(韓國瑜) 후보를 압도적인 표 차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중국은 독립파인 차이 총통이 집권한 2016년 5월 이후 대만과의 공식적인 관계를 단절하는 등 강력한 압박 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대만에 대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체제) 방식을 적용해 양안 통일을 달성하려 하지만, 차이 총통은 이를 단호하게 거부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 부근에서 수시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고 있으며, 특히 대만 주변 상공에서 '대만 섬 포위 비행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