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조립식 주택시장에 진출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해외 모듈러 업체를 인수하고 미래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GS건설은 유럽과 미국의 모듈러 전문업체 세 곳을 동시에 인수한다고 21일 발표했다. 지난 16일 영국에 있는 철골 모듈러 업체 엘리먼츠 인수를 완료한 데 이어 이날 폴란드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회사 단우드 인수계약을 맺었다. 단우드 인수 투자 금액만 1800억원에 달한다. 다음달에는 미국의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 인수도 예정돼 있다.

단우드는 독일 모듈러 주택 시장에서 매출 기준 4위다. 150여 가지의 설계기술과 제조공정 자동화를 통한 원가 경쟁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독일 영국 오스트리아 스위스 폴란드 등에 진출해 있다. 엘리먼츠는 영국 화장실 전문모듈 회사 가운데 매출 기준 3위다.

모듈러 공법은 건축물의 주요 구조와 내외장재를 결합한 일체형 모듈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하고 현장에서는 설치 및 조립만 하는 기술이다. 레고 블록처럼 구조물을 쌓아올려 집을 짓는 방식이다. 주 수요층인 1~2인 가구가 늘고 있는 데다 주 52시간 근로 의무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건설인력난이 커지며 성장성이 주목받고 있다.

GS건설은 향후 모듈러 건축을 미래먹거리 중 하나로 키울 계획이다. 모듈러 건축 시장은 인력 확보가 어렵고 임금이 비싼 일본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위주로 발전해 왔다.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해외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GS건설 관계자는 “모듈러시장은 운송의 어려움과 국가별로 다른 제도 때문에 글로벌 업체로 성장하기 힘든 환경”이라며 “유럽 2개사와 미국 1개사를 동시에 인수한 만큼 국내외로 시장을 확장하는 데 유리한 구조를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모듈러 건축 시장 진출은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신사업부문 대표(사진)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사장으로 승진한 허 대표는 이달 초 2차전지 재활용사업 진출을 확정하는 등 미래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허 대표는 “모듈러 업체 인수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GS건설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피인수 회사들의 전문 분야와 주요 영업지역이 전략적으로 시너지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