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의 이동통신 망설계·최적화 전문기업인 텔레월드 솔루션즈를 인수했다. 북미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시장 주도권을 잡으려는 포석이다.

삼성전자는 텔레월드 솔루션즈 지분 100%를 인수했다고 14일 발표했다. 구체적인 인수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텔레월드 솔루션즈는 효율적인 네트워크 장비 설계를 도와주는 회사다.

삼성전자, 美 5G 통신망 설계회사 사들여
5G는 4G 이동통신(LTE)에 비해 활용하는 주파수와 기지국이 다양하고 망 구조가 복잡하다. 넓은 커버리지(서비스 가능 지역)를 확보하기 위해선 장비 위치를 최적화하는 게 중요하다. 텔레월드 솔루션즈는 그 방법을 알려준다. 실내외 기지국 최적 위치 선정, 무선신호 간섭원 추출, 기지국 셀(cell) 설계에 드는 시간을 50%에서 최대 90% 줄여준다는 게 삼성전자 관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2018년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과 계약을 맺고 5G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북미 시장 입지를 확고히 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세계 5G 네트워크 장비시장에서 23%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미국 정부의 제재로 주춤한 화웨이(30%)를 7%포인트 차로 따라잡았다.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부사장)은 “텔레월드 솔루션즈의 전문인력과 차별화된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양사 시너지를 극대화해 올해 북미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네트워크 관련 업체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8년에는 스페인의 망 분석 전문기업 지랩스를 인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랩스 인수로 망 품질을 끌어올리는 ‘두뇌’를 확보했다면 텔레월드 솔루션즈 인수로는 효율적인 망 설계 노하우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