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충돌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투자자의 관심은 안전자산인 금으로 향하고 있다. 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트로이온스(약 31g)당 1450달러 선까지 떨어졌던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이달 6일 1560달러 선까지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위기, 달러 약세, 인플레이션 기대 등으로 금값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戰雲 감돌자 빛난 金…수익률 테마펀드 1위
금펀드, 1주일 새 2.56% 수익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개 금펀드의 최근 1주일간 평균 수익률은 2.56%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하는 44개 테마펀드 가운데 가장 높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습으로 양국 간 긴장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인 금값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1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지난 6일 온스당 1566.20달러를 기록했다. 금값이 1566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3년 4월 이후 6년9개월 만이다. 국내 금값도 강세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금값은 이날 g당 5만8630원(1돈 21만9862원)으로 이달 들어 3.6%가량 올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같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골드만삭스는 “지정학적 문제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원한다면 원유보다 금이 낫다”고 조언했다. 제프리 커리 골드만삭스 원자재 리서치부문 글로벌헤드는 “원유는 공급 문제가 없기 때문에 다음주만 돼도 안정세를 찾겠지만 금은 다르다”며 “군사적 긴장 국면이 이어지면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금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금값이 3개월 안에 온스당 1600달러 선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양국 간의 긴장이 완화되더라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글로벌 경기회복과 함께 인플레이션 기대가 커지면서 이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금의 매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하락하는 가운데 기대 인플레이션은 오르고 있다”며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의 매력이 부각되며 1년 내에 172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펀드·ETF 등 간접투자도 가능

투자자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주일 새 금펀드에는 13억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입됐다. 지난 3개월간 순유입 규모가 9억원에 불과하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났다.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한국금거래소, 시중은행 등에서 직접 현물을 매입하는 방법과 금통장(예금), 펀드 등을 통해 간접투자하는 방식이 있다. 그중에서 상장지수펀드(ETF)는 일반 펀드에 비해 수수료가 적고 주식과 마찬가지로 실시간 거래가 가능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금 현·선물 외에 금 채굴 기업 등 관련 사업체에 투자할 수도 있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 채굴 기업에 투자하는 골드마이너 ETF는 금이 상승할 때 금 가격보다 더 빠르게 오른다”며 “이자가 없는 금과 달리 배당을 주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