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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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올해 마지막 거래일에 하락(원화 강세) 마감했다. 미중 1단계 무역합의 기대감 등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지속되면서다. 올해 환율은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였다.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5.1원 내린 1156.4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5원 내린 1160.0원에 개장했다. 이후 낙폭을 조금씩 키워 1150원대로 내려왔다.

미중 무역합의 낙관론이 시장에 퍼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증시의 상승세, 중국 위안화 하락 등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면서 원·달러 환율도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종가인 1156.4원은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28일 종가(1115.7원)과 비교했을 때 40.7원 상승(원화 약세)했다. 종가 기준 연중 최저점은 1월31일 기록한 1112.7원, 연중 최고점은 8월13일 세운 1222.2원이다.

2019년 외환시장은 5월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뒤집혔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됐기 때문이다.

5월 이전에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치면서 유동성 환경이 조성,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뚜렷했다. 이에 따라 원화도 강세 흐름을 보였다.

3월에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향후 금리조정 횟수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를 하향 조정하면서 완화 기조를 유지했다. 유럽중앙은행(ECB), 호주중앙은행(RBA) 등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원·달러 환율도 1110~1130원대의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격화된 5월 이후에는 원·달러 환율이 출렁였다.

5월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닷새 후인 10일 미국은 예고한 것처럼 중국 제품에 관세를 메겼다. 원·달러 환율은 5월17일 1195.7원까지 상승했다.

6월 미국과 중국이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추가 관세부과 유예와 무역협상을 재개하겠다고 합의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6월28일 1154.7원까지 뚝 떨어졌다. 한 달 새 40원이 내린 것이다.

8월에는 미국이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등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번지는 것이냐는 우려가 커졌다. 원·달러 환율도 8월13일 연중 최고점인 1222.2원까지 치솟았다.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협상에 합의한다는 낭보가 전해진 이달 초, 원·달러 환율도 하향 안정되기 시작한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원·달러 환율은 13일(한국시간)에만 15.1원 급락한 1171.7원에 장을 마친 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며 1150원대에서 2019년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내년 초반까지 계속해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중 합의 기대감 때문이다.

정미영 삼성선물 센터장은 "지금 시장이 합의에 대한 기대감에 움직이고 있다면 내년 초에는 실제 합의를 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원·달러 환율이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미국과 중국 경제지표의 호조 등도 원·달러 환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외환시장은 내년 1월2일 오전 10시 다시 문을 연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