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숫자로 본 증시
올해 한국 증시는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2분기부터 11월까지 고전을 이어갔다. 연초 2010선에서 출발했던 코스피지수는 4월 2250을 넘어서는 등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후 세계 경기 침체 우려, 일본의 경제보복 등 악재가 이어지며 고꾸라졌다. 8개월가량 시원찮던 코스피지수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 반도체 업황 회복 등에 힘입어 이달 말 2200선을 회복했다. 증시 폐장을 하루 남긴 27일 코스피지수는 6.28포인트(0.29%) 오른 2204.21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 한국 증시를 숫자로 정리했다.

13거래일
연초 무역협상 낙관론에 연속 상승


지난해 2041.04로 한 해를 마쳤던 코스피지수는 해가 바뀌자마자 상승세로 돌아서 올 4월 16일 2248.63까지 올랐다. 연초 미국 중앙은행(Fed)의 완화적 통화정책 시사와 미·중 무역협상 낙관론 확산으로 3월 29일부터 13거래일 연속 상승이 이어졌다.

이는 1984년 1월 19일부터 2월 2일까지 연속 올랐던 역대 최장기간과 타이기록이다. 이 기간에 코스피지수는 120.53포인트(5.66%) 올랐다.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2조4846억원에 달했다.

1891.81
대외 악재…코스피 8월 1900 붕괴


8월 이후 코스피지수는 ‘심리적 저항선’인 2000선 밑으로 떨어져 투자자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 제외,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등 악재가 연이어 터졌기 때문이다. 8월 6일엔 코스피지수가 장중 1891.81까지 떨어졌다. 1900선이 무너진 것은 2016년 6월 이후 처음이다.

-7.46%
코스닥 급락, 3년 만에 사이드카


올해 코스닥시장은 주도 업종인 바이오 기업들의 연이은 임상시험 실패 소식에 큰 폭의 등락을 거듭했다. 5월엔 코오롱티슈진의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품목 허가가 취소됐다.

8월엔 신라젠이 면역항암제 ‘펙사벡의’ 임상 3상 중단을 발표해 주가가 4거래일간 68.10% 폭락했다. 바이오주 전반으로 타격이 확산되며 8월 5일 코스닥지수는 45.91포인트(7.46%) 급락했다. 이날 3년여 만에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매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제도)가 발동됐다.

5.07兆
외국인 21거래일 연속 '셀 코리아'


MSCI 신흥시장(EM) 지수에서 중국 주식 비중이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비중은 그에 맞춰 축소됐다.

이 영향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는 11월 7일부터 12월 5일까지 21거래일 연속으로 한국 주식을 순매도했다. 한국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우려도 작용했다.

이는 2015년 12월 2일~2016년 1월 5일의 22거래일 연속 ‘팔자’ 이후 외국인의 최장기간 순매도다. 이 기간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70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12.5兆
수익 짭짤…공모 리츠 '흥행 돌풍'


저금리 추세와 증시 부진 속에서 안정적인 배당과 시세 차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공모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잇따라 흥행 기록을 새로 썼다. 이달 상장한 NH프라임리츠의 일반 공모주 청약에는 7조7500억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리며 2017년 상장한 넷마블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앞서 올해 상장한 롯데리츠의 청약증거금도 4조7610억원을 넘어섰다. 이들이 끌어들인 자금 규모는 총 12조5109억원에 달한다.

75개
신규 상장기업, 작년보다 줄어


올해 공모를 통해 신규 상장한 기업은 총 75개(유가증권시장 9개·코스닥시장 66개)로 지난해(79개)보다 줄었다. 반면 공모금액은 3조8109억원으로 작년(2조8198억원)보다 35% 증가했다.

롯데리츠, 한화시스템 등 중·대형급의 기업공개(IPO)가 이어지며 공모시장 확대를 주도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는 SK바이오팜 등 대어가 잇따라 공모시장에 등장하면서 투자 열기가 달아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