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강은희 대구교육감 "미래교육으로 교육격차 해소"

"여건 어려운 지역 중심 국제 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 지원"
"사학 감사 면제 제도 전면 폐지…비리 땐 엄정 감사·제재"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26일 "내년에는 미래역량교육 내실을 다지고 꽃피우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강 교육감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창의·융합형 미래 글로벌 인재를 양성을 위한 국제 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을 교육여건이 어려운 지역 학교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불거진 대주 사학 비리와 관련해 "그동안 시행해온 청렴도 평가 결과에 따른 감사 면제 제도를 전면 폐지해 감사 사각지대를 없애겠다"고 했다.

다음은 강 교육감과 일문일답.

-- 올해 교육 정책 성과는.
▲ 가장 큰 성과는 대구교육공동체가 함께 준비한 대구 미래역량교육이 학교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했다는 점이다.

미래사회에 요구되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기르기 위해서는 기존 학교 교육이 변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이는 학생참여 중심 교실 수업, 성장중심 평가, 학교 자율성 확대, 미래형 교육 공간 확충 등 학교 현장의 긍정적인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

학생 개개인의 적성과 장점을 살린 맞춤형 교육 활동과 적극적인 교육지원으로 모든 학생이 배움의 기회를 갖고 꿈을 차곡차곡 키워가고 있다.

-- 국제 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계획은.
▲ 4차 산업혁명 대비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갖춘 창의·융합형 미래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미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학습자에게 지식을 '집어넣는' 교육에서 학습자의 생각을 '꺼내는'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전 과목 논서술형 시험을 시행하면서도 다층적이고 구조화된 평가 방식으로 채점의 공정성을 가진 시스템인 IB 프로그램이야말로 그러한 미래형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에 주목해 선도적으로 도입했다.

교육여건이 어려운 지역의 학교를 IB 관심 학교, 후보학교로 지정해 지원함으로써 지역별 교육격차를 해소하고자 한다.

-- 올해 사학 관련 비리 논란이 거셌는데.
▲ 사학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투명성과 공공성 제고를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립학교 교원 채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교원 채용을 교육청에 위탁하는 제도를 강화해 시행하고 있고 교원 채용과 관련해 특정감사를 하고 있다.

비리가 발생한 사학을 엄정히 감사하고 비위의 정도에 따라 학급 감축 등 행·재정적 지원에서 제외하는 제도도 시행 중이다.

내년에는 지금까지 청렴도 평가 결과에 따른 감사 면제 제도를 전면 폐지해 감사 사각지대를 없앨 것이다.

앞으로도 사학의 자율성은 보장하되 비위 예방과 근절을 위해 노력하겠다.

-- 자사고, 외국어고 폐지 발표에 반대하는 이유는.
▲ 대구 지역 외국어와 자사고는 특목고 설립 목적을 존중해 운영되고 있다.

학교·교육과정에 대한 학생 선택권 확대, 지역인재 타시도 유출 방지, 수성구 쏠림 현상 완화 등 많은 긍정적 역할을 해왔다.

국가 교육정책 신뢰라는 측면과 교육자치권 확대라는 측면에서 자사고, 외국어고 폐지는 각 시·도별 여건을 고려하고 근본적으로는 학교 의사를 반영해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육부가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 2025년 자사고, 외국어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해 고교서열화를 없애겠다고 하는데 대구의 경우 오히려 특정 지역 명문고 중심의 쏠림 현상으로 지역별 학력 격차가 심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 정시 확대 방안에 대한 생각은.
▲ 학생부종합전형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개선·보완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가야지, 단지 정시 비율을 높이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표방하는 학생 진로·적성에 따른 다양한 과목 선택권 보장과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의 정시 확대는 정책적으로 병행하기 어렵다.

정시가 확대되면 지난 10년간 진행된 학생 참여 중심의 토론·발표식 교실 수업 개선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고교 교육과정의 정상적 운영이 어려울 것이다.

학생들의 미래역량이 5지 선다형 문제 풀이를 통해서 길러질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므로 섣부른 정시 확대 발표로 교육 현장을 흔들어선 안 된다고 본다.

-- 내년도 중점 추진 사업은.
▲ '근심지무(根深枝茂 뿌리가 깊은 나무는 가지가 무성하다)'라는 말처럼 내년 대구교육은 학교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된 대구 미래역량교육의 내실을 다지고 꽃을 피우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5 개정 교육과정, 국제 바칼로레아 프로그램, 에듀테크 활용 수업, 주제탐구융합 프로그램, 교육공간혁신 등 수업 방법과 공간을 지속해서 바꿔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길러주고자 한다.

출발선이 다른 학생들이 주변 여건에 의해 배움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더 살펴보고 품겠다.

특히 두뇌 기반 학습 상담, 1수업 2교사제, 기초학력 진단검사 등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기초학력 지도·관리를 통해 미래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초역량을 기르는 데 주력하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