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취득세·재산세 혜택을 축소하기로 했다. 다주택자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각종 세금 부담을 더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임대사업자 정책이 ‘활성화’에서 ‘규제’로 돌아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에 따르면 취득세·재산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액 기준이 수도권 공시가격 6억원, 지방 3억원 이하로 정해진다. 현재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임대소득세의 경우 수도권 공시가격 6억원(지방은 3억원) 이하 주택에만 혜택을 부여한다. 하지만 취득세·재산세는 이 같은 기준이 없어 집값에 상관없이 세제혜택을 받아왔다. 국토교통부는 취득세·재산세도 가액 기준을 추가해 고가 주택에 대한 세제혜택을 줄이기로 했다. 적용시기는 법 개정 후 새로 임대 등록하는 주택부터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임대등록돼 있는 전국 주택은 149만 가구다. 서울은 47만3000여 가구다. 2017년 12월 임대등록 활성화 정책 발표 후 2년간 17만 가구 늘었다. 원종훈 국민은행 세무팀장은 “임대사업자 등록의 매력이 뚝 떨어지는 게 불가피하다”며 “신규 임대사업자 등록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또 임대사업자에 대한 정보망 구축을 올해 마무리 짓고, 임대사업자의 의무 위반사례 등에 대한 점검을 내년 상반기에 추진할 계획이다. 위반사례가 적발되면 과태료 부과와 세제혜택 환수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미성년자의 임대사업자 등록도 제한하기로 했다. 일부 다주택자가 소득이 없는 미성년자 자녀를 임대사업자로 등록해 편법 증여를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법규 위반으로 등록이 말소된 사업자는 2년간 등록을 제한한다.
다주택 임대사업자가 임대차 계약이 끝났는데도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것을 방지하는 대책도 내놨다.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은 행위가 명백한 경우 임대사업자 등록을 취소하고 세제 혜택을 환수하기로 했다. 임대차 계약 시 등록 사업자의 세금 체납 여부를 확인하고, 다가구 주택의 경우 선순위 보증금 등 권리관계 설명의무 범위를 확대하는 등 의무를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