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반발 아이언은 없나요?”
'초경량·고반발' 하이브리드 아이언…"비거리와 방향성 모두 잡았어요"
국내 고반발 드라이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뱅골프의 이형규 사장이 자주 듣는 질문이다. 반발계수가 0.83을 넘어야 고반발로 분류되는데, 뱅골프는 0.962까지 제작한다. 이런 드라이버로 비거리 향상을 경험한 고객들로부터 아이언도 고반발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17년여간 고반발 한우물을 파온 이 사장은 “2년여에 걸친 연구개발(R&D) 끝에 최근 나온 ‘초경량 하이브리드 아이언’ 시제품(사진) 반응이 좋아 내년 2월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내년 처음 시장에 데뷔하는 ‘뱅 라이트 플러스’는 고반발 헤드와 번호별로 별도 제작한 초경량 샤프트의 조합으로 완성됐다. 납작한 헤드 대신 ‘뒤통수’가 있는 우드 형태를 적용해 무게를 덜어냈다. 일반 아이언 대비 총량 기준으로 30%, 스윙 웨이트 기준으로는 35% 가볍다. 힘에 부치는 무거운 골프채로는 원하는 거리와 샷을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점을 적극 반영한 것.

그는 “뱅골프의 드라이버 티샷과 우드 두 번째 샷, 아이언 세 번째 샷을 합하면 파5홀 기준 이론적으로 100야드 가까이 줄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비거리와 방향성이 좋을 뿐 아니라 일반 아이언처럼 백스핀이 잘 먹히도록 설계해 컨트롤 샷도 쉬워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클럽이 점점 가벼워지는 최신 트렌드에도 부합하는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아이언 번호별로 전용 샤프트를 따로 설계한 게 특징이다. 아이언은 제작할 때 샤프트를 아이언 번호별 길이에 맞춰 자른 뒤 헤드에 끼우는 게 일반적이다. 뱅 라이트 플러스는 그러나 번호별로 따로 ‘통 샤프트’를 만들어 절단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다. 스윙 때 샤프트가 집중적으로 휘는 부분인 ‘킥 포인트’의 일관성을 높이는 등 전체적인 기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이 사장은 “드라이버와 마찬가지로 아이언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처럼 모두 맞춤형으로 제작해 쓸 수 있도록 공을 들였다”며 “비거리는 늘어나고 방향성까지 좋아졌으니 ‘명품 장타 아이언’이라 할만하다”고 강조했다.

색상은 파격을 택했다. 뱅골프의 시그니처 색상인 노랑은 내려놓고 파랑과 핑크를 클럽에 녹였다. 창립 이래 첫 시도다. 이 사장은 “체력이 약해지는 등 신체 조건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아지면 드라이버뿐 아니라 우드와 아이언 비거리도 짧아져 골프 치는 재미가 예전만 못해진다”며 “이런 핸디캡을 보완함으로써 평생 골프를 즐길 수 있는 클럽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