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김환기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개관 50주년을 맞은 국립현대미술관(MMCA)이 19세기 말 개화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격동의 한국 미술 100년을 대규모 기획전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로 조명한다. 한국 미술 100년을 대표하는 작가 290명의 회화, 조각, 설치 등 작품 450여 점을 시대별 1·2·3부로 구성해 보여준다. 1900년부터 1950년대를 다루는 1부는 덕수궁관에서,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통사적으로 바라보는 2부는 과천관에서, 동시대 한국 사회의 이슈를 다루는 3부 전시는 서울관에서 펼친다.

덕수궁관은 격동하는 시대의 파고 속에서 의로움을 지킨 역사적 인물과 그들의 유산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을사늑약 체결 후 낙향해 우국지사의 초상화를 주로 그린 채용신의 대표작 ‘전우 초상’(1920), 의병 출신 화가의 지조와 절개를 보여주는 김진우의 ‘묵죽도’(1940), 3·1운동 참여 후 수배를 피해 중국을 거쳐 미국에서 유학한 임용련의 ‘십자가’(1929) 등 작가 80여 명의 작품 130여 점과 자료 190여 점을 소개한다. 월북하면서 잊혀진 작가 최재덕의 ‘한강의 포플라 나무’(1940년대)와 ‘원두막’(1946)이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일반에 공개된다.

과천관은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를 한국 사회와 광장을 통해 되돌아본다. 변월룡, 박수근, 이중섭, 이응노, 박서보, 신학철, 서도호, 이불,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등 작가 200여 명의 작품 300여 점과 자료 200여 점을 선보인다. 김환기의 대표작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1970)와 이 작품에 영감을 준 달항아리, 청자매병을 한자리에서 보여준다. 동백림(동베를린) 간첩 조작 사건으로 수감된 윤이상이 옥중에서 작곡한 ‘이마주(image)’(1968)와 함께 수감된 이응노가 그린 그림 ‘구성’(1968)도 전시된다.

서울관은 오형근, 송성진, 함양아, 홍승혜, 에릭 보들레르, 날리니 말라니 등 작가 12명의 작품 23점을 전시한다. 덕수궁관과 서울관 전시는 내년 2월 9일까지, 과천관은 3월 29일까지.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