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합작법인 설립…"내년부터 국내 생산 예정"
SK건설은 서울 종로구 관훈동 본사에서 블룸에너지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Solid Oxide Fuel Cell) 생산과 공급을 위한 합작법인(JV) 및 국내 생산공장 설립에 관한 합작투자계약(JVA, Joint Venture Agreement) 체결식을 가졌다고 25일 밝혔다. 체결식에는 안재현 SK건설 사장, 케이알 스리다르(K.R. Sridhar) 블룸에너지 사장, 김정일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정책단장 등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했다.
합작법인은 SK건설이 49%, 블룸에너지가 51%의 비율로 오는 11월 설립될 예정이다. 현재 생산공장 건립 부지 선정을 위해 복수의 후보지역을 검토 중이다. 2020년 상반기 내 국내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규모는 연산 50MW급으로 시작해, 향후 400MW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양사는 이번 합작투자계약을 위해 지난해부터 긴밀히 협의한 끝에 결실을 맺게 됐다. 블룸에너지는 한국 연료전지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해 11월 SK건설과, 올해 1월에는 SK디앤디(SK D&D)와 국내 우선공급권 계약을 체결했다. 합작법인에서 생산된 제품은 우선 공급권자인 두 회사를 통해 공급될 예정이다.
SK건설과 블룸에너지가 공동 투자해 국산화를 추진하는 SOFC는 세계 최고 효율의 신재생 분산발전설비다. 발전용 연료전지 기술 중 최고의 기술로 알려졌다. 특히 분산전원으로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알려졌다. 소음이 적고 안전하며 부지 활용성도 높아 유휴공간이 적은 도심 내 설치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연료를 태우지 않고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를 만들기 때문에 유해물질이 배출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청정에너지원으로 대기질 향상 등 환경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SK건설 관계자는 “국내 합작법인은 SOFC 국내생산이 본격화된 후 조달·생산 허브로 육성될 것”이라며 “블룸에너지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해 나가고, 국내 중소 부품업체에게도 수출길이 크게 열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건설은 국내 130여개 중소부품업체와 협업을 통해 국산 부품의 우수한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활용해 SOFC 제품 생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합작법인은 제조 뿐만 아니라 연료전지 기반 응용기술 연구개발(Application Engineering R&D)에도 나설 예정이다.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은 물론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블룸에너지는 세계적인 연료전지 주기기 제작업체로 지난해 7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세계에서 가장 앞선 SOFC 기술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안정적 전력 공급이 필요한 애플, 구글, eBay 등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전세계 600여개 전력 다소비 고객 사이트에 SOFC를 설치해 350MW 규모의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SK건설은 연료전지를 수입해 설치하던 단순 시공사의 영역을 넘어, ‘고효율 분산전원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나가고 있다. 지난 1월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 등 정부 정책의 방향성 역시 합작법인 설립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기반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