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동영상스트리밍(OTT) 시장에서 신규 이용자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한국 OTT 업체들이 성장하려면 처음부터 해외 이용자를 고려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해야 합니다.”

성동규 한국OTT포럼 회장(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은 국내 OTT 업체들의 성공 요건으로 해외 진출을 고려한 콘텐츠 전략을 꼽았다. 성 교수는 “국내에선 인터넷TV(IPTV) 등을 통해 보는 유료 방송 가격이 한 달에 1만5000원 정도로 외국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편”이라며 “이 수요만 보고 콘텐츠를 제작해선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한국형 웹콘텐츠’ 제작을 제안했다. 제작비 부담이 작으면서도 OTT 주요 이용자인 10~20대를 해외에서도 적극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성 교수는 “한국 OTT가 주로 대작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글로벌 OTT 업체들과 돈으로 경쟁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며 “짧고 가벼운 웹콘텐츠에 한국적 색채를 더해 제작하면 한류를 즐기는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많은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OTT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는 점도 국내 업체들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성 교수는 “케이블·위성방송 등에 나라마다 규제가 있는데 OTT에는 아직 특별한 규제가 없다”며 “우리가 넷플릭스를 막을 수 없었듯 해외에서도 한국 OTT 업체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뤄진 토종 OTT 간 합종연횡에서 더 나아간 ‘빅딜’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통합 OTT 웨이브에는 tvN, OCN 등 CJ ENM 채널 콘텐츠가 빠졌고, CJ ENM의 티빙에선 지상파 3사의 콘텐츠를 볼 수 없다. 글로벌 OTT와 경쟁하려면 현실상 많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국내 콘텐츠 전부를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권호영 한국콘텐츠진흥원 전문위원은 “원하는 콘텐츠를 마음껏 보려면 하나의 플랫폼만으론 부족하고 다른 플랫폼에 또 가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업계 간 더 큰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