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뿐만 아니라 국민경제 전체의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인 국내총생산(GDP)디플레이터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소득(GNI·달러 환산)에 영향을 미치는 GDP디플레이터와 원화 가치 등이 동반 하락하면서 한국 국민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해 3만3434달러에서 올해 3만1000달러대로 급감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19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GDP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0.7%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0.1%), 올해 1분기(-0.5%)에 이어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 수치는 2006년 1분기(-0.7%) 이후 최저치다. GDP디플레이터가 3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 4분기부터 이듬해 2분기까지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에 하반기 GDP디플레이터도 마이너스 증가율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GDP디플레이터가 내려가면 그만큼 명목 국민총소득은 줄어들게 된다. 명목 국민총소득은 실질 국민총소득에 GDP디플레이터를 반영해 산출하기 때문이다.

GDP디플레이터 하락 효과를 상쇄하려면 성장률이 개선되거나 원화 가치가 올라야 한다. 하지만 외환시장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평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59원66전으로 집계됐다. 지난해(1100원30전)와 비교하면 5.3%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GDP디플레이터와 환율 추세 등을 고려할 경우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1500달러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1인당 국민소득이 감소하는 것은 2015년 이후 4년 만이다.

■ GDP디플레이터

명목GDP를 실질GDP로 나눈 값으로 국가 경제 전반적인 물가수준을 나타낸다. GDP디플레이터는 소비뿐만 아니라 GDP를 구성하는 투자, 수출입 등과 관련된 모든 물가지표를 반영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