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 뒤 땅이 굳는 법이죠."
시바야마 마사히코(柴山昌彦) 일본 문부과학상이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건넸다는 덕담이 눈길을 끈다.

한중일 문화장관회의 참석차 방한한 시바야마 문부과학상은 본 회의 하루 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한일 문화장관 양자회의에서 카운터파트인 박 장관을 먼저 만났다.

시바야마 문부과학상은 모두 발언을 하면서 "박양우 장관의 이름이 좋은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 장관의 이름은 '양우', 한자로는 '良雨'. 뜻을 새겨서 풀면 '좋은 비'라는 의미다.

시바야마 문부과학상은 뒤이어 '비가 온 뒤 땅이 굳는다'는 속담이 있다면서 "비록 정치, 경제적으로 양국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문화교류는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30일 본 회의인 제11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 직후 문체부 관계자의 브리핑을 통해 알려졌다.

"비가 온 뒤 땅이…" 박양우 장관에게 덕담 건넨 일본 문화장관
시바야마 문부과학상은 역사, 외교, 무역, 안보 문제가 얽힌 양국 갈등의 해법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문화 분야의 협력 논의를 풀어가기 위한 나름의 실마리를 박 장관의 이름에서 찾은 셈이다.

두 장관은 문화 분야에 집중하고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자는 전제하에 협의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 결과 양국 외교 갈등에도 문화교류는 지속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서로 확인하고 '한일축제한마당' 등 문화 행사를 통한 교류·협력을 추진하자고 합의했다.

시종 밝은 두 장관의 표정은 지난 21일 베이징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당시 한일 외교장관의 냉담했던 표정과 대비된다.

시바야마 문부과학상은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특보를 지낸 유력 정치인으로 작년 10월 취임했다.

"비가 온 뒤 땅이…" 박양우 장관에게 덕담 건넨 일본 문화장관
시바야마 문부과학상은 전날 한국으로 출발하기 전 트위터에 "격동의 국제정세 중에 일중한 문화장관회의에 임합니다.

미디어에서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고 합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 회의는 25명의 일본 취재기자가 현장을 지키는 등 100여 명의 한중일 취재진이 몰려 전례 없이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