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최고경영자(CEO)들을 대동하고 회동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두 그룹의 현안과 미래 성장동력 사업과 관련해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과 최정우 회장은 지난 13일 서울 모처에서 양사 CEO와 함께 만났다. 이 자리에는 유정준 SK E&S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부사장,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 김영상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사장 등 계열사 경영진 1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그룹 관계자는 “이번 회동은 최태원 회장과 최정우 회장이 지난해 9월 방북 기간에 양 그룹의 협력 필요성 및 시너지 효과에 대해 공감하면서 그 후속조치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선 두 그룹이 계열사간 협력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보고 있다. 재계 순위 3·6위 그룹의 최고경영자가 함께 모인 만큼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는 아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두 그룹은 많은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SK E&S의 광양 LNG(액화천연가스)발전소는 포스코 소유의 항만을 통해 LNG를 들여오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엔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제 음극제 전해액 등이 필수소재로 쓰인다. SK가스는 미얀마 가스전을 포함한 석유개발(E&P)사업을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도 협력 관계다. 특히 SK텔레콤이 힘주고 있는 5세대 이동통신(5G)와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포스코ICT와 시너지가 기대된다.

재계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 규제로 공급처 다변화 및 국산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SK그룹과 포스코그룹간 업무 협력이 긴요했을 것”이라며 “각 계열사마다 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회장과 사장단이 만났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재후/김보형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