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출신 71세 토종 원로학자…지금까지 연구 논문 700여편 발표
영문판 전공 서적 등 40여 편 출간…초청 쇄도 연간 6~7차례 해외 강연
[휴먼n스토리] 전 세계가 인정한 해양생물 연구 외길인생 김세권 교수
김세권(71) 한국해양대 석좌교수는 부경대 전신인 부산수산대 출신으로 국내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토종 과학자'다.

김 교수는 지난달 미국 의학 분야 논문평가기관인 '엑스퍼츠케이프'에서 해양생의학 연구 분야 세계 전문가 7위에 선정됐다.

이 논문평가기관은 2008년부터 10년간 발표된 2만6천여편 생의학 논문(Biomedical Topics)을 평가해 0.1% 전문가를 선정했다.

김 교수는 10년간 SCI급 국제학술지에 해양생물로부터 얻은 생리 기능성 물질을 분리하는 방법으로 항암, 항노화, 항치매, 항비만, 항당뇨, 항알레르기, 성기능개선, 수면 개선 등 효과를 밝힌 300여 편 논문을 발표했다.

김 교수는 세계적인 학술정보 서비스 기업인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로 5년 연속 선정됐다.

해양생물을 연구하는 토종 과학자인 김 교수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14일 오후 한국해양대 평생교육원 2층 연구실에서 김 교수를 만나 그 이유를 물었다.

김 교수가 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외국에서는 지연이나 학연 없이 오로지 연구논문으로 평가한다는 것이다.

유학파도 아닌데 김 교수는 지금도 영어로 된 연구 논문과 전문 서적을 척척 만들어내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한 연구 논문만 700여 편에 이른다.

[휴먼n스토리] 전 세계가 인정한 해양생물 연구 외길인생 김세권 교수
김 교수는 "오래전에 해외 학술행사에서 의사소통에 애를 먹은 적이 있어 지금도 매일 아침 2시간은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며 "요즘 1년에 6~7차례 해외 초청 강연을 하고 영어로 해양생물 전공 분야를 가르친 외국인 제자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 8월 부경대 화학과 교수에서 정년퇴임을 한 이후에도 왕성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다른 나라 해양학자들이 해양생물을 이용한 연구논문에 관심을 갖고 인용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2011년 '키틴 키토산 유도체 생리활성과 응용'이라는 영문판 책을 발간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발간한 책은 한글판과 영문판을 합쳐 40여 권에 이른다.

김 교수는 연구실에서 있던 해양생물 연구논문과 자신이 집필한 영문판 한글판 책을 보여줬다.

미국 와일리 출판사가 11월 8일 출간을 목표로 의뢰한 3천248페이지짜리 해양생물 영문판 백과사전을 집필하는 모습과 완성단계에 있는 영문판 해양생명공학 교재 내용도 볼 수 있었다.

김 교수는 "해양생물을 이용한 헬스케어 영문판은 한 권 가격이 30만원이고 해양생물 백과사전은 100만원으로 책정됐다"며 "출판사가 전문가들에게 책 내용을 보여주고 출간된 적이 없는 내용이면 책 가격이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1년에 책 4권 이상을 쓰고 논문도 연이어 쏟아내는 김 교수를 본 외국 연구자들은 혀를 내두른다.

한 독일 연구자는 김 교수에게 "도대체 당신은 언제 잠을 자느냐"면서 그의 연구성과를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20년 전 버려지는 바다 게 껍데기에서 키토산 올리고당을 대량으로 추출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김 교수는 "생선껍질에서 혈압을 낮추는 기능성 물질을 발견하는 등 해양생물에는 다양한 기능성 물질이 존재한다"며 "문제는 같은 해양생물이라도 지역과 계절에 따라 성분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특정 해양생물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가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일 연구실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계속 해양생물을 이용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며 "지금까지 해온 연구성과와 연결하다 보니 논문과 집필을 계속하게 된다"고 해양생물 연구에 강한 집념을 보였다.

김 교수는 "4차 산업 혁명 시대에는 드론, 로봇,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이용해 바다에서 해양생물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된다"며 "해양생물을 이용한 연구를 하면서 인체에 유용한 고부가가치 상품을 직접 개발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