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74돌을 맞는 광복절이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 새로 대한민국을 건국한 날이기도 하다. 해마다 돌아오는 광복절이지만 올해는 한·일 관계가 역대 최악으로 벌어진 상태에서 맞아, 과거와는 사뭇 다른 비장함으로 다가온다.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지향하는 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메시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는 “‘미래’에 방점을 두고 한·일 관계를 포함한 미래비전 제시와 과거 성찰, 공존·상생·번영 등 인류 보편가치를 강조할 것”이라고 한다. 바람직한 방향이다. 이달 초만 해도 “좌시하지 않겠다”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겠다”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감정적으로 대응해선 안 된다”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쪽으로 변화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일본 수출규제부터 광복절까지 한 달 반 동안 우리가 새삼 확인하고 깨달은 게 있다. 그 충격을 우리 기업이 고스란히 받는 동시에 이를 극복할 궁극의 해법도 기업의 역량 제고에 달렸다는 사실이다. 단기적으로 외교적 해결에 주력하되, 일본을 이기는 길도 결국에는 기업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새 각오를 다지고 미래비전을 찾는 광복절이 되려면 무엇보다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에 두 발을 굳건히 디딘 상태에서 우리 자신을 성찰하고 세계를 바라봐야 한다. 한때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일본 7대 전자회사를 다 합친 것보다 많고, 네이버의 라인이 일본 ‘국민 메신저’가 된 것을 자랑했지만 정작 잘 보이지 않는 소재·부품이나 정밀장비에선 전혀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오히려 끝없는 반(反)기업 정책, 발목 모래주머니 같은 규제들로 인해 정작 기업들이 제대로 뛰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돌아볼 때다. 기본에 충실하고, 기업의 창의가 빛을 발하는 나라가 될 때 비로소 어떤 난관이든 극복할 힘과 용기가 생긴다. 그것이 진정한 광복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