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의 기습적인 점거로 폐쇄됐던 홍콩국제공항 운영이 13일 오전 재개됐지만 다시 폐쇄됐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본토 군대를 동원해 홍콩 시위대를 진압하는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중국 정부는 홍콩 시위 사태를 홍콩 경찰력만으로 진압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홍콩 사태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위상과 중국 지도부의 입지를 갈수록 좁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홍콩 시위 사태가 갈수록 커지자 중국의 전·현직 지도부가 중국 중대 현안의 해결 방향과 노선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본토의 병력 투입을 통한 무력 진압 여부도 논의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이번 주말 또는 내주에 중국 인민해방군 또는 본토 무장 경찰 투입을 통한 대규모 진압 작전이 전개될지 아니면 홍콩 경찰력 활용과 시위 자제 호소라는 기존 방식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소식통은 “홍콩 사태 격화로 시진핑 지도부의 입장이 난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강경파가 주도권을 잡을 경우 홍콩 사태 또한 중앙 정부에 의한 무력 진압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은 홍콩 시위에 대한 중국의 무력 투입을 강력히 우려하고 있다.

미 상원을 이끄는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는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경고성 발언을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고위 관리도 홍콩의 자치권 존중과 정치적 표현·집회의 자유를 강조하는 등 중국 압박에 가세했다.

한편 홍콩 공항은 전날 폐쇄 이후 하루 만에 재개장했지만, 이날도 항공편 300편가량이 취소됐으며 시위대는 이날 오후 다시 공항에 집결해 점거 시위를 재개했다.

결국 전날에 이어 이날 오후에도 홍콩국제공항의 여객이 중단됐다.

이틀째 벌어지는 시위대의 홍콩국제공항 점거는 지난 11일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한 여성이 경찰이 쏜 콩주머니 탄에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 위기에 처한 데 대한 항의 시위이다.

김정호 한경닷컴 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