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체육교류협회, 1954년 최초 축구 한일전 사진 30여 점 등 공개
'일본 이렇게 이겼다' 고양서 14일 축구 토크 콘서트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반일 정서가 고조된 상황에서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으로 일본과 한국이 맞붙은 상황을 조명하는 뜻깊은 행사가 열린다.

남북축구교류협회는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5시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원마운트 스포츠클럽 7층에서 토크 콘서트 '남북 축구 이야기 시리즈 1탄 - 일본의 경제침략, 우리는 일본을 항상 이렇게 이겼다' 행사를 연다고 12일 밝혔다.

'도쿄대첩, 최초의 한일전'으로 기획한 행사는 정전협정 6개월여 만인 1954년 3월 스위스 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으로 열린 일본과 한국의 축구 경기를 되돌아보는 자리다.

김경성 남북축구교류협회 이사장은 "당시 한국은 평양 출신으로 1·4 후퇴 때 서울로 내려온 최정민 선수의 결승 골로 최초의 한일전을 승리했다"며 "토크콘서트는 분단과 전쟁의 아픔을 뛰어넘은 '축구의 가치'를 알리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초의 한일전인 당시 경기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일본인의 입국 금지를 선언해 홈 경기와 원정 경기 모두를 원정인 일본에서 치러야 했다.

1954년 3월 7일 열린 1차전을 5대 1로 대승한 데 이어 2차전을 2대 2로 비기며 총득점 7대 3으로 일본을 대파해 스위스 월드컵 본선에 오르게 됐다.

전쟁의 폐허 속에 정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비로 훈련하고 축구화와 유니폼을 맞춰 출전해 거둔 성과였다.

먹고 사는 것조차 힘겨웠던 시기라 선수단 구성도 어려워 이유형 감독은 경평축구의 평양대표 최정민 선수, 경성대표 이광석 선수를 주축으로 생업에 뛰어든 20∼40대 선수들을 불러모아 출전해야 했다.

토크 콘서트는 당시 한일전 사진 30여 점 등을 최초로 공개하고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국회의원, 이회택 전 축구감독, 차승재 영화감독, 이재형 축구 수집가 등이 참석해 당시의 한일전 내용과 그 상징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행사장에는 '일본에 패할 경우 모두 현해탄에 빠지겠다'는 당시 감독과 선수들의 각서 원본, 최정민 선수가 사용한 축구화와 유니폼 등이 전시된다.

협회는 남북 축구 이야기 시리즈 2탄과 3탄도 열 계획이다.

2탄은 스위스 월드컵 본선 무대를, 3탄은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를 각각 다룰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