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을 맞은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이란 경영이념 확산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최 회장은 철강 경쟁력 확보와 2차전지 소재사업 강화를 통해 지난해 7년 만에 5조원대 이익을 달성하는 등 경영 측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다.“수익뿐만 아니라 공존·공생 가치 추구”포스코는 25일 경북 포항 본사에서 최 회장과 노동조합 위원장 등 임직원, 협력업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업시민헌장 선포식’을 열었다. 기업시민으로서의 역할과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하는 자리였다.포스코는 기업시민헌장 전문(前文)에서 “기업의 경영활동은 사회를 기반으로 이뤄지며 사회와의 조화를 통해 기업은 성장하고 영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과 구성원, 주주 등과 소통하면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해 더 큰 기업가치를 창출하며 지속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강건한 산업생태계 조성 △더 나은 사회 구현에 앞장 △임직원이 행복하고 보람이 있는 회사 건설 등 3대 실천 원칙도 제시했다.최 회장은 선포식에서 “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 경제적 이윤 창출뿐만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기여하는 게 기업의 올바른 길”이라며 “기업활동 전반에서 모든 이해관계자와 더불어 공생의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자”고 강조했다.7년 만에 영업이익 5조원 달성최 회장은 지난해 7월 27일 미국발(發) 보호무역주의와 자동차·건설 등 수요산업 부진 속에서 재계 6위 포스코 회장에 취임했다. 50년 포스코 역사에서 첫 재무통 최고경영자(CEO)인 그는 사내외 이해관계자들로부터 ‘포스코 러브레터’란 이름으로 각종 건의 사항과 의견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철강과 2차전지 소재를 양대 축으로 하는 100대 개혁안을 발표했다. 성장은 물론 효율성까지 높여 ‘2030년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3조원 달성’이라는 청사진도 제시했다.최 회장의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 속에 포스코는 2차전지 음극재(포스코켐텍)와 양극재(포스코ESM) 사업 통합 및 음극재 2공장 확충에 착수했다. 흩어져 있던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사업도 성격에 맞게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에너지로 재편해 효율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포스코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5조5426억원을 기록하며 2011년 이후 7년 만에 영업이익 5조원대에 복귀했다. 올 2분기에도 8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1조686억원)을 달성했다. 재무 건전성의 지표인 부채비율(연결 기준)은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65%에 그쳤다.포스코는 탄탄한 수익성을 앞세워 지난 6월 철강 전문 분석기관인 WSD로부터 10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 1위에 선정됐다. 이달엔 세계 철강사 중 최초로 5억달러 규모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 발행에도 성공했다. ESG 채권은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 강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자금 조달 목적으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포스코가 안전혁신 비상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안전활동에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포스코는 지난 23일 장인화 철강부문장(사장)과 노동조합, 협력사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안전혁신 비상TF 발대식 및 안전다짐대회’를 열었다.안전혁신 비상TF는 제철소별 안전활동 현황을 매주 점검하고 전사 안전활동 종합 점검을 할 예정이다. 작업표준 개정과 안전의식 개선 활동 등도 추진한다.포스코는 작업 안전 강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3년 간 1조105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지난해 가스 유입 차단판과 화재폭발 취약개소 방폭설비 보완 등 중대 재해 예방에 3400억원을 집행했다. 올해도 3820억원을 노후 안전시설 개선 등에 쓸 예정이다.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철강과 조선 등 중후장대(重厚長大)형 산업이 휘청이고 있다. 원자재 가격은 오른 반면 수요 부진으로 제품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 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외 여건 악화도 실적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포스코는 올해 2분기(4~6월)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686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실적 ‘마지노선’으로 꼽히던 1조원은 지켜냈지만 전년보다 14.7% 감소했다. 포스코에 이어 2위 철강업체인 현대제철도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30% 넘게 감소한 2551억원에 그친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철광석에서 쇳물을 뽑아내는 고로(용광로)를 통해 주요 철강 제품을 생산한다. 그런데 올 들어 철광석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졌다. 호주와 브라질 등에서 수입하는 철광석 가격은 이달 t당 118.6달러로 높아졌다. 작년 7월 가격(t당 64.4달러)과 비교해 1년 새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미국과 무역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경기 부양책의 하나로 철강 생산을 늘리고 있어 철광석 가격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의 조강(쇳물) 생산량은 세계 조강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지난해 중국을 제치고 7년 만에 국가별 수주 1위를 탈환한 한국 조선업계에도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올 들어 중국에 선박 수주 1위 자리를 내준 데다 글로벌 선박 발주량마저 급감하고 있어서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계 선박 발주량은 작년보다 42.3%나 급감했다. 미·중 무역 분쟁과 세계 경기 둔화로 물동량이 감소할 것을 우려한 해운사들이 새 선박 발주를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다.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포함)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의 상반기 수주액은 95억8000만달러로, 작년 상반기보다 19.1% 감소했다. 이들 업체의 연간 수주 목표(320억7000만달러)의 29.8%에 불과하다. 올 1분기(1~3월) 281억원 흑자를 낸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 조선 중간 지주회사)은 2분기 적자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2017년 4분기부터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2분기에도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는 대우조선해양도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6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관측된다.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